폐 PET에서 추출한 유기리간드로 수 중 항생물질을 흡착하는 다공성 탄소복합소재를 개발하는 모식도.[K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률이 높아 항생제 다제내성균, 이른바 슈퍼박테리아 출현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분류돼 있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축산폐수처리장이나 하수처리장, 일반 강물에서도 항생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알려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센터 정경원‧최재우 박사 연구팀은 물 속 항생물질 유출 시에 발생하는 환경독성 및 항생 내성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려지는 PET병을 활용한 고효율 흡착소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물 속 항생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금속-유기구조체(MOF)를 열분해공정을 통해 합성한 다공성 탄소복합소재가 각광받고 있다. 다공성 탄소복합소재는 물 속 항생물질을 흡착 제거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MOF 합성을 위해 고가의 유기 리간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을 통한 실제 현장 적용에는 한계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폐 페트(PET)병에 주목했다. 우리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페트병은 테레프탈산과 에틸렌 글리콜을 중합해 만든 고분자 물질로, 테레프탈산은 MOF 합성을 위한 유기 리간드로 사용하는 물질이다. 버려지는 페트병으로부터 고순도의 유기 리간드를 추출하고, 이를 이용한 고효율 흡착 소재 합성에 성공함으로서 환경적·경제적 측면에서 유리한 항생물질 제거 방법을 찾았다.
이번 흡착소재 개발은 중화반응을 통해 고순도의 테레프탈산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알칼리 가수분해 공정이 도입됐다. 가수분해 효율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초음파와 상간 이동 촉매를 결합했고, 최적 설계를 통한 공정으로 고순도 테레프탈산을 100%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추출된 테레프탈산을 이용해 다공성 탄소복합소재를 만들고 소재에 자성을 부여함으로써 흡착공정 후 외부 자기장을 통해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환경소재를 개발했다.
세균 감염치료를 위한 항생물질인 ‘테트라사이클린’에 대한 물 속 흡착효율을 검증한 결과, 일반적인 환경 수 조건에서도 약 90분 동안 100% 제거가 가능했으며, 다공성 탄소복합소재 1 g에서 약 671mg의 흡착성능을 보였다. 이는 학계에 보고된 테트라사이클린 흡착성능 중 최고 수준이다. 또한 흡착-탈착공정을 5회 반복해 재이용해도 초기 성능 대비 약 90% 이상의 흡착성능을 보임으로써 높은 안정성과 폭넓은 수처리 적용 가능성을 나타냈다.
정경원 박사는 “폐 플라스틱을 이용해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고효율 흡착성능과 재사용에도 성능을 유지함으로서 폭 넓은 수처리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컴포지트 파트 B : 엔지니어링’ 최신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