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구 4월 첫째 주 0.49% 상승
분양권 1억~2억 프리미엄 대반전
‘부동산 360’은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Trend)와 이슈(Issue), 사람(People) 등을 종합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는 코너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짚어내고, 이슈가 되는 현장을 찾아가고 사람들을 만나 사안의 핵심과 이면을 다각도에서 짚어 드리겠습니다. 부동산 시장을 읽는 ‘팁(TIP)’을 부동산 360코너를 통해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지난 9일 오전 찾은 경기 안산시 상록구 사동 ‘그랑시티자이 1차’. 총 4283가구가 입주를 시작한 만큼 단지 곳곳에서 입주민 안내가 이뤄지고 이사 차량이 드나드는 등 일대가 분주한 모습이었다. 단지 앞엔 ‘신안산선 조기 착공’을 공약으로 적은 총선 후보자들의 플래카드가 여럿 내걸려 교통 개선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돋웠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동 ‘그랑시티자이’(1차) 단지 전경 [양영경 기자] |
이 단지에선 지난해 중순만 하더라도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겠다는 ‘마이너스 피(프리미엄)’ 매물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분양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신안산선 착공 이후 급매물이 사라져 올해는 1~2억원씩 피가 붙은 매물이 거래된다”며 “바다 조망이 가능한 101~104동은 2억원 이상, 13가구뿐인 펜트하우스에는 4~5억원의 피가 붙었다”고 했다. 바로 옆에 올해 10월 입주 예정인 ‘그랑시티자이 2차’(3370가구)의 분위기도 대체로 비슷하다는 전언도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주춤한 사이 안산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시장에서는 ‘안시성’(안산·시흥·화성)으로 묶여 ‘수용성’(수원·용인·성남)에 이어 정부 규제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지역으로 꼽혔던 곳이다. 아파트 매매거래량부터 지난해 10~12월 월 평균 700~800건에서 올해 1월 1022건, 2월 1514건으로 늘면서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나타냈다.
주요 단지에선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단원구 고잔동 ‘안산레이크타운푸르지오’ 전용 84㎡(14층)는 지난달 7일 신고가인 7억1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1월 12층이 5억98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억17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상록구 사동 ‘안산고잔푸르지오 6차’ 전용 100㎡(10층)은 지난달 26일 최고가인 4억5800만원에 팔렸다.
이런 움직임은 통계에도 반영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월 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석 달간 안산의 아파트값은 5.05%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이 이 기간 0.12%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일주일간 안산 단원구, 상록구 아파트값은 각각 0.49%, 0.48% 올라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뛴 지역 1, 2위에 올랐다.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양영경 기자] |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안산에 신안산선 호재가 살아있는 데다 정부의 2·20 대책도 피해간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이 맞물리면서 집값 상승이 본격화했다고 입을 모았다. 신안산선이 2024년 개통되면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이동시간이 기존 100분에서 급행 기준 25분으로 단축된다. 안산 아파트값은 신안산선 착공식이 있었던 지난해 9월 상승 전환해 올해 2월 말부터는 매주 0.40% 이상 뛰었다.
안산 한양대역(예정)과 인접한 ‘그랑시티자이 1·2차’의 분양권은 올 들어 312건 거래됐다. 인근 A공인중개사는 “신분당선이 뚫리면서 수원 광교신도시의 집값이 크게 뛰었듯이, 제2의 광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격에도 반영됐다”고 전했다.
안산 고잔신도시가 조성된 지 20년이 지나 지역 내 신축 수요도 있다.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고 청약시장이 호조를 보인 것도 이런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섞인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일 단원구 원곡동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원곡연립1단지 재건축)의 1순위 청약에서는 342가구 모집에 1만4266명이 접수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일대 공인중개사 사이에서 나온다. 양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