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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드보이’에게 유독 잔혹했던 21대 총선
이해찬ㆍ문희상ㆍ김무성 불출마…역사 뒷안길로
민생당 거물급 중진 대거 여의도 재입성 ‘고배’
제21대 총선이 마무리된 가운데 한국 정치를 풍미한 ‘올드보이’들의 퇴장이 눈길을 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 서청원 우리공화당 의원, 천정배·정동영·박지원 민생당 의원,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수십년 간 한국 정치를 풍미한 ‘올드보이’들에게 유독 가혹했다. 세대교체는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있었던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다선 중진의원들의 퇴장이 한층 도드라진다.

먼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압승의 1등 공신임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데 따라 이번 소임을 끝으로 일선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7선 의원과 교육부장관, 국무총리 등을 역임한 이 위원장은 여당대표로서 역대급 승리를 진두지휘하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정계은퇴 수순에 들어섰다. 문 의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첫 청와대 비서실장과 6선 의원으로 국회의장까지 지냈지만 아들 석균 씨가 ‘아빠 찬스’ 논란 끝에 경기 의정부갑에 무소속 출마를 강행, 패하면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도 정계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6선 의원으로 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도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부터 호남권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8선으로 현역 최다선이자 우리공화당 비례후보 2번으로 9선 고지 등정에 나섰던 서청원 의원의 도전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공화당은 비례선거에서 의석 확보를 위한 3%의 벽을 넘지 못했다.

21대 총선에서 올드보이들의 퇴장이 여느 때에 비해 많아진 것은 호남중진들이 몸담은 민생당의 초라한 성적표 탓이 크다. 4선 의원 출신으로 보건복지부 장관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며 한때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기도 했던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대위원장은 비례대표 후보 14번을 달고 여의도 재입성을 도모했지만 무산되고 말았다.

‘정치 9단’ 박지원 민생당 의원도 호남의 민주당 바람 속에 선전하기는 했으나 정치신인 김원이 후보에게 텃밭이었던 전남 목포를 내줬다. 박 의원은 4선 의원과 문화관광부 장관, 김대중 대통령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경력을 바탕으로 20대 국회에서도 특유의 정치력을 과시했으나 세월의 무게 앞에 무게를 꿇고 말았다. 역시 4선 의원과 통일부 장관, 그리고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의장과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의원도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 정 의원은 지난 15대 총선 때 전북 전주에서 전국 최다 득표율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정치무대에 데뷔했지만 이번엔 김성주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표를 얻는데 그쳤다.

같은 당의 6선의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의원과 4선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박주선 의원 역시 각각 광주 서을과 광주 동남을에서 체급과 어울리지 않는 10%대의 저조한 득표율만 남긴 채 여의도를 떠나게 됐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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