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단백질 질량분석 바이오 이미징 기술을 이용한 세포막 내 단백질을 항체와 접합된 산화 금속 나노 입자를 통해 분석되는 모식도.[DG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여러 종류의 세포막 단백질을 동시에 관찰하며 분석할 수 있는 질량분석 바이오 이미징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의 형광 분광 기반 바이오 이미징 기술의 한계를 넘어 복잡한 질병 메커니즘 등을 규명하고 조기 진단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뉴바이올로지전공 문대원 석좌교수, 에너지공학전공 인수일 교수 공동연구팀이 산화금속 나노입자를 접합시킨 항체를 이미지화시켜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공간 분해능으로 단백질을 관찰하는 ‘다중 단백질 질량분석 바이오 이미징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바이오 이미징 기술은 세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다. 질병의 조기 진단이나 신약개발 등에 필요한 핵심 기술로써 생명공학, 물리, 화학, 기계 전자와 같은 여러 분야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바이오 이미징 기술은 형광 물질을 단백질에 입혀서 관찰하는 방법인데, 광학 기술의 한계 때문에 동시에 관찰 가능한 단백질은 3~4가지 정도로 분석의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SIMS 분석법(2차 이온 질량 분석법)을 적용해 세포막에 존재하는 여러 종류의 단백질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SIMS 분석법은 가속 이온을 이용해 주로 반도체 제조를 위한 극미량의 불순물 분석에 활용되는 기술인데, 최근에는 바이오 이미징 기술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가속 이온의 파괴적인 특성 때문에 지질 분자 이미징 정도만 가능했고, 단백질 이미징은 불가능해 SIMS 분석법을 통한 바이오 이미징 연구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SIMS 분석법이 수십 종의 산화금속을 분석하고 이미징 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SIMS 분석 시 감도가 매우 높은 수십 나노미터(nm) 크기의 산화금속 나노입자를 항체에 접합시킨 후, 이 항체를 단백질과 결합시켰다. 그런 다음 SIMS 분석을 통해 단백질에 결합된 산화금속 나노입자를 300나노미터 분해능으로 이미징 해 세포막에 존재하는 여러 종류의 단백질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했다. 실제 알츠하이머 모델 실험쥐의 해마 조직에 적용한 결과, 알츠하이머 병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된 7종의 단백질 이미지를 동시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알츠하이머 병이 진전되면서 여러 단백질들의 분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규명했다.
문대원 석좌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통해 기존보다 이미지화 할 수 있는 단백질 분자의 수를 증가시켰으며, 세포막에서의 단백질 상호 작용 관찰을 가능하게 했다”며 “여러 단백질이 관여하는 복잡한 질병 기전 연구에 기여할 새로운 바이오 이미징 기술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 인터페이스’ 4월 15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