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센서를 이용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실험 모습.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의료 현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 센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은 환자의 타액과 같은 검체에 대한 별도의 전처리 과정 없이 바이오센서에 그대로 주입하는 방식으로 감염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주관하는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 소속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진은 실시간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바이오 센서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바이오 센서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했다. 센서의 그래핀 위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가 고정돼 있어, 배양된 바이러스나 코로나19 환자로부터 채취한 검체가 주입되면 바이러스가 항체에 결합한다. 이 결합 반응을 인식한 센서는 즉각적으로 전기적 신호 변화를 일으켜 바이러스 유무를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센서의 소재로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지닌 그래핀을 사용하고 전계효과트랜지스터 구동 원리를 적용해 매우 낮은 바이러스 농도에도 전기적 신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고감도의 민감성을 확보했다. 환자의 검체에 대한 별도 전처리 과정 없이도 바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어 의심 환자의 감염 여부를 즉시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기완 기초지원연 박사는 “기존 연구되던 화학적 원리의 항원-항체 검사방법의 한계로써 비교적 고농도의 바이러스가 필요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 개발된 바이오 센서는 낮은 농도의 바이러스에도 고감도로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까지 실험실 수준의 연구 성과로, 상용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향후 후속 연구가 더 필요하다. 후속 연구를 통해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휴대용 검출 센서가 개발되면 의심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보다 빠르게 진단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대면적의 검출 센서 제작을 통한 대규모 집단감염에서의 감염자 판별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승일 기초지원연 박사는 “후속 연구를 통해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휴대용 검출 센서가 개발되면 의심 환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보다 빠르게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검출할, 진보된 상용화 플랫폼을 개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학술지 ‘ACS Nano’ 4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환자에게서 채취한 검체를 바이오 센서에 떨어뜨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전기적인 신호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