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6일 전국위 소집 무산…8일 원내대표 선거
조경태·주호영·정진석 등 새 사령탑 후보군 물망
미래통합당이 전국위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가결한 28일 오후 김종인 통합당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미래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둘러싼 문제를 새 원내지도부에 맡기기로 했다. 내달 8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뽑힌 새 원내대표가 당선자들의 의견을 모아 ‘김종인 비대위’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30일 입장문을 내고 “이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앞으로 당의 진로는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가 결정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통합당은 지난 28일 임기 4개월짜리 ‘김종인 비대위’로의 전환을 결정했다. 전당대회를 8월31일로 규정한 당헌부칙을 개정하기 위해 소집한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데 따른 것이다. 상임전국위에 이어 열린 전국위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전환이 가결되며 사실상 비대위 임기가 4개월로 정해졌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임기 4개월 비대위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내놨다. 김 전 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대선 1년 전까지는 모든 체제를 다 완비해야 한다”며 내년 3월까지를 비대위 기간으로 제시했다.
이에 심 권한대행을 비롯한 통합당 현 지도부는 내달 6일 다시 한 번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소집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왼쪽)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입장하고 있다. 통합당은 이날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대위 전환을 결정했으나, 앞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며 전당대회 일정 규정을 개정하지 못했다. [연합] |
공은 새 원내지도부 손에 넘어갔다. 통합당은 내달 8일 새 원내대표 선거를 예정한 상태다. 새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대위’ 출범여부를 포함한 당 지도부 구성안을 다시 짜고 총선 참패 수습에 나서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리더십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원내대표 선거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따라 현재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는 통합당 내 당권투쟁이 한층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통합당 안팎에서는 5선 조경태, 주호영, 정진석 의원, 4선 권영세, 김기현, 박진 의원, 3선 김태흠, 유의동, 장제원, 하태경 의원 등이 차기 원내대표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 지도부 중 유일하게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조경태 의원과 3선 김태흠 의원은 비대위가 아닌 조기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호영, 장제원, 하태경 의원 등은 비대위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통합당 당선인 84명 중 절반 가까이(40명)에 달하는 초선 당선인의 의중이 원내 사령탑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56명에 달하는 영남권 출신이 원내 지휘봉을 쥐게 될지, 비영남권 출신이 원내대표가 될지도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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