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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위원장 사망 99% 확신한다'더니…탈북 출신 당선인 신뢰도 상처
태영호·지성호, 대북정보력 한계…청와대 이례적 "무책임" 비판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김정은 건강 이상설’을 퍼뜨려온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민망한 처지가 됐다. 대북 전문가로 21대 국회의원이 됐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건재한 게 확인되면서 대북 정보력의 한계를 노출하는 등 출발부터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었다.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통합당 태영호 당선인과 탈북민인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은 최근 불거진 김정은 ‘건강 이상설’, ‘사망설’을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면서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을 전세계 전파하는 데 일조했다. 그는 “김정은 일가의 동선은 극비사항”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사실상 ‘걷기 힘들 정도의 심각한 건강 이상설’을 사실로 단정해 의혹을 키웠다.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영호 후보가 당선이 결정되자 소감을 말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 당선인은 한발 더 나아가 1일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 시점을 “지난 주말”이라고 특정하고, 이번 주말 북한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발언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대북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고도 했다.

태 당선인은 고위급 탈북민이고, 지 당선인은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은 상당히 근거가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비공식적인 정보원이 있을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두 사람의 발언은 국내외 언론이 앞 다퉈 보도했다.

하지만 2일 오전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이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것으로 전하면서 두 당선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미래한국당 지성호 당선인. [연합뉴스]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분석을 통해 북한의 본질을 알리고 대북정책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이들 당선인은 21대 국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신뢰로 추락’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선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려 국내외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회의원 자질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태영호·지성호 당선인 등의 언급은 무책임한 발언이었다”며 “‘사망설’, ‘위급설’ 등을 주장하려면 근거를 갖고 책임 있게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특정 국회의원 당선인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에 관련해 지속적으로 ‘특이 동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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