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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전성능지수 치명적 오류 최초 입증…열전발전 실용화 앞당긴다
– 전기硏 연구팀, 열전효율 연산 프로그램 확보, 국제학술지 최고논문 등재
한국전기연구원 류병기, 정재환, 박사동 박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연구진이 열전발전 효율성을 입증하는 지표인 ‘열전성능지수(ZT)’가 치명적 오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류병기·정재환·박수동 박사팀의 열전발전 기술 관련 논문이 응용물리 분야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 10% 최고 논문에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열전발전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금속이나 반도체에 온도 차이가 생기면 전압이 발생하는 일명 ‘제벡효과’를 이용해 열을 전기로 바꾸는 기술이다. 다른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도 폐열을 전기 에너지로 직접 회수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특히 공장 및 자동차 폐열, 생활폐수 등 활용할 수 있는 열원이 다양하고, 복잡한 장치가 필요 없어 기존 발전방식에 비해 구조가 아주 간단하다. 또한 전기를 만들 때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고,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는 장점도 있어 기존 방식을 대체하는 차세대 그린에너지 기술로 주목받는다.

전기연구원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기존 열전발전 효율성을 입증해 온 지표인 ‘열전성능지수(ZT)’의 한계를 명확하게 제시했다. ZT는 소재의 구동온도‧전기전도도‧제백계수‧열전도도 간 크기의 비로, 그동안에는 이 지수가 높을수록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ZT의 치명적 오류는 열전소재의 물성이 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로 만들어진 수치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온도가 바뀌면 물성의 값도 바뀌기 때문에 ZT 자체가 열전성능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미 반세기 동안 학계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ZT에 대한 의존성을 바꾸기가 어려웠다. ZT가 상대적으로 이용하기 쉽고, 이미 널리 보편화 된 지표라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지표에 대한 발견도 어렵고 이를 명확하게 입증할 수학적 공식도 전무했다.

연구팀은 수년간 축적한 계산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ZT가 작아도 오히려 효율이 높아지는 일명 ‘ZT 완전역전’ 현상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열전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기술하고 컴퓨터로 표현하는 방법부터, 열전 물성을 이용해 정확하게 효율을 계산하는 알고리즘까지 세계최고 수준의 ‘열전효율 연산 프로그램’을 확보한 것이다. 이 기술은 세계적 항공우주 및 에너지 분야 연구소인 독일 항공우주센터와의 교차검증도 마쳤다.

류병기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잘못된 ZT 기반 연구가 아닌, 열전변환 효율 자체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열전발전 연구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더 나은 열전변환 소자를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열전효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원인 분석을 통해, 차세대 에너지 소자인 열전발전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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