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헤럴드경제 DB]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코로나19의 구원투수로 급부상 중인 인공지능(AI)이 신종전염병 확산을 정확하게 예측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의 전문가 분석보고서인 ‘KOSEN리포트’에서 캐나다 알버타 대학 김미영 교수가 분석한 ‘인공지능과 COVID-19’라는 리포트를 공개했다.
KOSEN은 KISTI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전 세계 70여 개국 한인과학자들의 커뮤니티다.
김 교수의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의 전염병이 창궐할 때 AI가 적용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분야는 ‘조기경보’다.
실제 캐나다 스타트업 블루닷의 AI 시스템은 세계보건기구(WHO)보다 9일이나 빠른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 지역의 폐렴환자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감지하고 이를 정부와 의료기관, 관련기업 등의 고객에게 알렸다.
AI는 바이오메디컬 연구자료, 병원 의료데이터, SNS 데이터 등을 비지도 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전염병 창궐 여부와 감염경로 등을 예측한다. 구체적으로 전염병이 어디로 어느 정도의 속도로 퍼져 나가는지,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전략이 전염을 얼마나 막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신뢰도 높은 예측이 가능하다.
리포트는 AI가 코로나19 확진자의 생존가능성을 진단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AI의 신속·정확한 진단을 통해 선별진료가 가능해지면 한정된 의료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분배·활용할 수 있게 된다.
중국과 뉴욕의 연구자들은 진단 후 예측 알고리즘을 사용해 확진자가 생존할 확률을 계산하고 있으며, 어떤 환자가 급성 호흡곤란을 보여 위독해질지를 80%의 정확도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표본이 53명밖에 되지 않아 더 많은 사례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AI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AI가 스스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설계한 생성적 디자인 알고리즘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킬 소수의 약물 후보군을 추려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연구자들은 머신러닝을 통해 현존하는 약물인 HIV치료제 ‘아타자나비르’가 코로나19 치료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영국 스타트업 베네볼렌트 AI와 임페리얼 대학의 연구자들은 AI 시스템을 기반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바리시티닙’의 치료제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포트는 AI가 전염병 예측·진단·치료제 개발에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걸림돌은 데이터 확보다. 머신러닝에 필수적인 양질의 의료데이터는 인권과 윤리문제 등에 걸려 확보가 어렵고, 반대로 SNS에는 노이즈와 편향성을 가진 데이터가 지나치게 많은 실정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AI가 부분적으로밖에 활약되지 못하고 있지만, 추후에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팬데믹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는 훨씬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리포트는 전했다.
최희윤 KISTI 원장은 “전 세계 한인과학자들이 전문성을 기반으로 분석한 KOSEN리포트를 신속하게 국민에게 제공해 인포데믹을 막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