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딩 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IBS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플렉서블‧롤러블 전자기기를 만들기 위한 핵심소재인 2차원 소재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펑딩 그룹리더(UNIST 특훈교수) 연구팀은 중국, 스위스 연구진과 함께 그래핀과 같은 고성능 2차원 소재 합성을 위한 금속 기판의 표면 패턴을 다양화하는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2차원 단결정 소재란 원자의 배열과 배향이 규칙적인 소재로 열‧전기 전도도가 우수해 높은 성능을 내는 전자기기 소재다. 그동안 2차원 단결정 소재 합성에 필요한 단결정 금속 박막은 패턴의 종류가 한정적이었는데, IBS와 공동연구진이 이번에 30여종의 다양한 표면 패턴을 가진 단결정 금속 박막을 대면적(39×21㎠)으로 합성했다.
공동연구진은 소재 제조에 사용되는 금속 기판이 단결정 소재 대면적화의 열쇠를 쥐고 있음을 증명, 지난해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기판의 밀러 지수에 따라 합성하는 소재의 배향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더 나아가 다양한 밀러 지수를 갖는 금속기판을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고 밀러 지수를 갖는 대면적 단결정 구리 박막의 모습 공동연구진은 기존에는 합성이 어려웠던 고 밀러 지수의 단결정 박막을 대면적으로 합성했다. 이 연구에서 고 밀러 지수는 각 지수의 값이 1을 넘는 것을 의미한다.[IBS 제공] |
연구진은 먼저 구리 단결정을 절단하여 원하는 패턴을 가진 파편(시드)을 얻었다. 표면 패턴은 소고기의 마블링처럼 결정을 절단하는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이어 파편을 구리 다결정에 부착한 뒤, 녹는점에 가까운 고온(1020℃)에서 수 시간 동안 가열한 뒤 천천히 식혀 내부조직을 고르게 해 물성을 변화시켰다. 이때 파편 주변의 결정들은 파편과 동일한 패턴으로 재배열되고, 점점 넓은 범위로 확장된다. 결과적으로 박막 전체에 걸쳐 동일한 패턴을 갖는 단결정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표면 패턴의 금속 박막을 대면적으로 합성할 수 있다. 기판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향후 적절한 기판을 골라 합성하고자 하는 소재의 배향을 조절하며 원하는 물성을 가진 고성능 2차원 소재 합성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펑딩 IBS 그룹리더는 “다양한 결정면을 가진 대면적 단결정 금속 박막의 제작은 재료 과학 분야의 오랜 숙원과제였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합성된 대면적 단결정 금속 박막은 다양한 단결정 2차원 소재 합성을 위한 주형, 특정 화학 반응만을 선택적으로 일으키는 촉매 등 여러 방면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