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손 인공피부를 개발한 KAIST 박형순, 김택수 교수 연구팀.[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스마트폰을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는 로봇손을 구현케하는 인공피부가 개발됐다. 의수나 산업용 집게, 산업용 로봇손 등에 부착하는 것만으로 물체 조작 능력이나 작업능력을 향상시킬 유용한 말단 인터페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형순‧김택수 교수 연구팀이 사람 손바닥 피부의 기계적 특성을 모사, 로봇 손의 조작성능을 높여줄 인공피부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기존 기능성 인공피부가 주로 미관상 기능이나 감각기능 재현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피부는 구조 그 자체로 조작기능 향상에 기여, 복잡한 제어알고리즘이나 추가적인 동작 없이 간단히 부착하는 것만으로 조작성능 향상을 도울 수 있다.
연구팀은 손바닥 피부를 물리적 장벽이자 다양한 감각을 수용하는 기관으로만 보지 않고, 임의의 모양의 물체에 밀착되도록 변형되면서 물체를 안정적으로 고정한다는 점에서 손의 조작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로 주목했다.
손바닥 피부를 겉 피부층, 피하지방층, 근육층으로 구조화해 각 특성을 분석, 피하 지방층의 비대칭적인 물리적 특성이 기능적 장점을 만들어 내는 핵심요소임을 알아냈다.
부드러운 지방조직과 질긴 섬유질 조직이 복합돼 누름에 유연하면서도 비틀림이나 당김에 의한 변형에 대해서는 강인하게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손바닥처럼 말랑한 다공성 라텍스 및 실리콘을 이용해 손바닥 피부와 동일한 비선형적·비대칭적 물리적 특성을 지니는 3중층 인공피부를 제작했다.
기공들이 누름에 대해서는 쉽게 압축되어 물체의 형상에 맞게 쉽게 변형되도록 하는 한편, 기공 사이사이 질긴 라텍스 격벽이 비틀림이나 당김에 강하게 저항함으로써 대상 물체를 견고하게 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이렇게 만들어진 3중층 인공피부를 부착한 로봇 손은 기존 실리콘 소재의 단일층 인공피부를 부착한 로봇 손 대비 물체를 고정할 수 있는 작업 안정성과 물체를 움직일 수 있는 조작성이 3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 손 기능성 평가 결과.[KAIST 제공] |
연구팀은 향후 나사처럼 작은 물체나 계란처럼 쉽게 깨질 수 있는 매끄러운 물체 등 조작대상의 크기나 단단함, 표면특성을 고려해 인공피부의 질감, 두께, 형상을 조절하는 등 용도에 맞는 최적의 피부구조를 설계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신소재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속표지 논문으로 5월 8일 선공개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