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왼쪽 위) KAIST 전산학과 교수 연구팀.[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보다 88배 이상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산학부 김민수 교수 연구팀이 데이터베이스 질의 언어 SQL(Structured Query Language, 구조화 질의어) 처리 성능을 대폭 높인 세계 최고 수준의 DBMS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김 교수 연구팀은 데이터 처리를 위해 산업 표준으로 사용되는 SQL 질의를 기존 DBMS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처리함으로써 성능을 기존 옴니사이 DBMS 대비 최대 88배나 높인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 SQL서버·IBM DB2 등 타 DBMS에도 적용할 수 있어 고성능 SQL 질의 처리가 필요한 다양한 곳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BMS는 SQL 질의를 처리할 때 내부적으로 데이터 테이블들을 ‘왼쪽 깊은 이진 트리’ 형태로 배치해 처리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지난 수십 년간 상용화돼 온 대부분의 DBMS는 데이터 테이블들의 배치 가능한 가지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를 ‘왼쪽 깊은 이진 트리’ 형태로 배치해 SQL 질의를 처리해 왔다.
DBMS의 성능을 측정하는 산업 표준 벤치마크인 TPC-DS에서 전체 벤치마크의 26%가 복잡한 SQL 질의들로 구성돼 있고 기계학습(머신러닝), 생물 정보학 등 다양한 분야들서도 이러한 복잡한 SQL 질의 사용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김 교수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테이블들을 하나의 커다란 ‘왼쪽 깊은 이진 트리’ 형태가 아닌 여러 개의 작은 ‘왼쪽 깊은 이진 트리’를 ‘n항 조인 연산자’로 묶는 형태로 배치해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각각의 작은 이진 트리의 처리 결과물을 n항 조인 연산자로 결합해 최종 결과물을 구하는 것도 난제로 꼽히는데 연구팀은 ‘최악-최적(worst-case optimal) 조인 알고리즘’이라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최악-최적 조인 알고리즘은 그래프 데이터를 처리할 때 이론적으로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진 알고리즘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 알고리즘을 SQL 질의 처리에 적용해 난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DBMS 기술을 GPU 기반의 DBMS 개발업체 미국 옴니사이 제품에 적용한 결과, 기존보다 성능이 최대 88배나 향상된 결과를 얻었다. 또 TPC-DS 벤치마크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기존의 상용 DBMS보다 5~20배나 더 빠른 사실을 확인했다.
김민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기술은 대부분의 DBMS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산업적 측면에서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지난 18일 미국에서 열린 데이터베이스 분야 국제학술대회 ‘시그모드’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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