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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불안 마케팅 극복

최근 스마트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를 구매했다. 여러 기능 중 스스로 앞차를 인식해 속도를 줄이거나 높이는 스마트 크루즈라는 편리한 기능이 있다. 하지만 나의 발은 여전히 브레이크 위에 놓여 있다. 오동작으로 인한 사고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고, 기능의 신뢰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까지 들었지만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나의 발은 언제나 브레이크에 붙어 있다. 인간이 느끼는 불안감은 단순히 첨단기술의 해법이나 친절한 과학적 설명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불안감은 마케팅의 좋은 수단이 된다. 불안감을 극대화해 제품과 서비스를 솔루션으로 제시할 때 소비자들은 무한 신뢰를 가지고 구매로 이어진다.

불안감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 일상 곳곳에서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국제적 분업형태로 수행되던 경제 체계는 국가 간 분쟁의 원인으로 부품과 소재의 공급망이 끓어지며 제조업의 공장이 멈추는 일이 벌어지고 우리 산업에 위협이자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불안 마케팅은 사회와 개인의 불안 요소에 대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솔루션으로 소개하며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심지어 이러한 사업들은 새로운 일자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우리 경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불안 마케팅과 함께 제공되는 신뢰 세일즈의 사회경제적 효과는 불안요소를 극복 가능하게 한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다만 사회적 비용 상승과 경제적 쏠림현상은 한번쯤 고려해 봐야 할 문제이다. 역사상 코로나와 같이 큰 위기 이후에는 계층 간 불균형이 심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불안 극복을 위한 신뢰 기반의 솔루션들은 결국 개인의 생활비 증가로 이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적 여유는 더 줄어드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그리고 비대면 사업 등은 우리가 선택할 겨를도 없이 사용해야만 하는 기술이 됐다. 만일 이러한 사업이 단지 불안 마케팅에 의해 구현된 사업이라면 경제에 기여하는 바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불안은 코로나 이후로도 다른 모습으로 계속 찾아올 것이다. 우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한다면 이후에 찾아올 불안 요인을 대비가 필요하다. 코로나 이전의 경제와 사회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미래로 전진하며 극복하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방식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과 산업기술에는 미래로 향하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마스크와 확진자 알림서비스에 만족하며 머무르지 않는다. 디지털 한국의 기술은 AI기반의 스마트 공장으로 제조혁신을 통해 새로운 국가 분업망을 구축해 가고 있으며 소재 기술과 3D 프린팅 기술로 녹색기술을 넘어 신산업환경에너지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로봇기술과 창의적 청년들로 서비스 로봇사업과 스마트 팜과 같은 새로운 일자리와 전통 사업의 전환을 만들어 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은 불안 마케팅을 뛰어넘어 혁신으로 이어지는 전략과 정책으로 정부와 기업, 과학자들의 역할이 더욱 필요한 때다.

최현석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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