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 연구원들이 관련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IBS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를 교정해야할 부위에 따라 가장 효율적인 유전자 가위를 추천해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김형범 연구위원(연세대의대 교수) 연구팀은 13종 유전자 가위 변이체들의 효율을 비교‧분석, 표적 염기서열에 따른 최적의 교정 도구를 골라주는 딥러닝 기반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는 유전자의 특정 지점을 교정하는 기술이다. 유전자 가위는 표적으로 정한 DNA의 특정 염기 서열 정보를 지닌 가이드RNA와 염기서열을 자르는 절단효소로 구성된다. 사람 몸에 자주 침입하는 세균인 화농성연쇄상구균서 가져온 SpCas9가 절단효소로 가장 널리 쓰인다.
하지만 SpCas9는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표적 이외의 지점을 잘라내는 표적이탈이 빈번히 발생한다.
이 같은 이유에서 유전자 가위의 약점 보완을 위해 여러 절단효소 변이체가 개발됐지만, 각 성능과 장‧단점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없었다. 이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어떤 유전자 가위를 사용해야 하는지 선택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대용량 검증 기술을 이용해 13종 SpCas9 변이체들의 상황에 따른 유전자 교정 효율을 밝혀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진은 동일한 조건에서 인간배아신장세포를 이용해 유전자 교정 실험을 진행, 8종의 PAM(짧은 유전자 염기서열) 변이체의 교정 효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4종의 변이체가 인간배아신장세포 교정에 적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범용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 SpCas9-NG 절단효소의 경우 PAM 서열로 쓰일 수 있는 156개의 서열 중 89개의 서열을 인식했다. 다른 변이체에 비해 표적할 수 있는 부위가 더 많다는 의미다.
6종의 정확성을 높인 변이체 중 표적이탈 발생이 가장 적은 변이체도 찾아냈다. evoCas9가 0.89의 정확성을 보여 가장 높게 평가됐다. 반면, SpCas9의 정확성은 0.35로 나타났다.
이 정보를 토대로 연구진은 최적의 유전자 가위를 추천해주는 딥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인 ‘DeepSpCas9variant’를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교정하고자 하는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할 수 있는 변이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기대되는 교정효율까지 알아낼 수 있다.
김형범 연구위원은 “지금껏 밝혀지지 않았던 여러 유전자 가위 변이체들의 차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로, 정확한 유전자 교정 도구를 선택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며 “표적이탈로 인한 돌연변이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가장 효율적인 도구를 이용해 최상의 조건에서 유전적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6월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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