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치 화면에 200g 무게 스마트폰에 인기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휴대전화 뒷면에 부착하는 악세사리 ‘그립’이 스마트폰의 ‘껌딱지’가 됐다. 스마트폰이 점점 크고, 무거워지면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판매도 폭발적이다. 요즘 스마트폰 사전예약 대표적인 증정상품이 됐을 정도로 ‘그립’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그립’은 휴대전화 뒷면에 부착하는 악세사리를 통칭한다. 휴대전화를 한 손 잡기 편하게 돕고 손목에 가해지는 무게감도 덜어준다. 손잡이나 물건을 손에 ‘잡다’는 뜻의 그립(grip)에서 파생된 단어다.
[그래픽=박지영 기자] |
그립의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지마켓에 따르면 3년 간 전년 동기(1~6월) 대비 성장률이 ▷2018년 15% ▷2019년 46% ▷2020년 33%에 달한다. 악세사리를 전문적으로 파는 업체에서는 상승세가 더욱 가파르다. 디자인 문구 쇼핑몰 텐바이텐에서는 ▷2018년 14% ▷2019년 146% ▷2020년 84%나 판매가 늘었다.
그립의 인기는 크고 무거운 스마트폰 덕이다. 그립이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은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 크기가 큰 ‘플러스’ 스마트폰 모델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한 2017~2018년부터다. 3~4인치였던 화면 크기는 6인치가 기본이 됐다. 100g(그램)을 갓 넘겼던 무게는 ‘삼겹살 1인분’ 무게인 200g에 육박한다.
각 사 취합 |
지난 해 출시된 아이폰 11은 2012년 출시된 아이폰5 대비 크기는 60%, 무게는 70% 증가했다. 아이폰11프로 맥스 제품의 무게는 226g으로 아이폰5(112g)의 2배가 넘는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0은 163g, 갤럭시S20 울트라는 220g이다.
스마트폰이 무거워진 건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다. 특히 미디어 시청이 늘면서 큰 화면과 대용량 배터리는 최신 스마트폰의 필수 조건이 됐다. ‘폴더블폰’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은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기존 스마트폰보다 화면을 더욱 키운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263g이다. LG전자의 V50는 듀얼 스크린 무게만 131g이다.
덩달아 ‘악세사리’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그립도 ‘필수품’이 됐다. 휴대전화를 한 손에 쥐기 편하게 할 뿐 아니라 미디어 시청을 위한 거치대로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종류도 다양하다. 반지처럼 생긴 고리에 손가락을 끼우는 ‘스마트링’, 탄력있는 고무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그립톡’이 대표적이다. 휴대전화와 케이스 사이에 끼운 줄에 손가락 전체를 넣어 사용하는 ‘핸드 스트랩’도 등장했다.
스마트폰 '그립'은 스마트링, 그립톡, 핸드스트랩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
최신 스마트폰 사전예약 경품으로 빠지지 않고 증정된다. LG벨벳은 ‘펭수’ 그립톡, 갤럭시S20 플러스 BTS 에디션은 방탄소년단 그립톡을 사전예약자들에게 증정했다.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등은 이미 공식샵과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그립을 판매 중이다. 최근 캐릭터 사업 진출을 선언한 넥슨도 카트라이더 캐릭터 그립톡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다.
텐바이텐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매일 들고다니는 만큼 디자인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캐릭터 상품이 인기”라며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직접 그립톡을 제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