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국내 수요 미미하다 판단
올해 1분기 외산폰 점유율 1% 미만
그래픽=박혜림 기자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샤오미 스마트폰의 국내 이통신사 대리점 판매가 무산됐다. ‘외산폰 무덤’이 또 다시 증명된 셈이다.
샤오미의 중저가 5G(세대) 스마트폰 미(Mi)10 라이트가 결국 15일 이동통신 3사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된다. 이통3사의 국내 제조사 눈치 보기도 작용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이동통신 3사는 샤오미 미10라이트를 일선 대리점 및 판매점에서는 판매하지 않기도 했다. 지난 5월 국내 전파인증을 획득한지 두 달여만에 내린 결론이다. 당초 샤오미측의 강력한 요청으로 오프라인 대리점을 통한 판매를 고려했지만, 결국 지난달 출시된 홍미노트 9S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기로 했다.
샤오미는 그동안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이통사 매장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스마트폰 판매의 80%가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 특성상 대리점 진출 없인 판매를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티븐 왕(Steven Wang)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도 “한국 시장은 이통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채널 진입 여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다”며 이통3사 진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중국산 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여전히 낮다. 이통사 입장에선 저렴한 5G 라인업이 늘어나는 걸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국내 제조사와의 마찰을 감내할 만큼 국내 수요가 많지 않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폰 재고가 많은 것도 부담이 됐다.
한국은 외산폰의 무덤인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삼성전자가 68%, LG전자가 15%다. 외산폰 가운데선 오직 애플(16%)만이 경쟁력이 있다. 나머지 외산폰의 시장 점유율을 다 합쳐도 1%가 채 안된다.
실제 지난 2012년 모토로라와 HTC가 백기를 들고 한국 시장을 철수했고, 엑스페리아 라인업을 자급제 모델로 꾸준히 출시해온 소니도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출시를 중단한 상태다.
한편 미10 라이트는 전 세계에 100만대 이상 팔린 샤오미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미10'의 보급형 모델이다. 6.57인치 디스플레이에 스냅드래곤 765G 칩셋, 4160mAh 배터리와 후면에 4800만화소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같은 사양을 갖춘 5G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40만원대에 판매됐다. 샤오미 총판인 한국테크놀로지는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에서 올 연말까지 20만대를 판매하다는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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