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는 게임 전문 R&D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매년 10여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을 선발하는 'KAIST CT-게임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KAIST 게이머랩에서 프로게이머의 게임플레이 분석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KAIST가 엔씨소프트와 함께 차세대 게임 첨단기술을 연구하는 석·박사급 인재 양성에 나선다.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은 ‘게임의 이머징 테크놀로지 연구 인재 양성 프로그램’의 신입생을 모집중이라고 8일 밝혔다.
‘KAIST CT-Game 프로그램’으로 신설된 이 대학원 과정은 게임 전문 R&D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매년 10여 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을 선발하고 미래게임기술, 미래게임정보공학, 미래게임문화, 게임기술경영 등의 교과과정을 바탕으로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번 CT-Game 프로그램의 정규 개설은 그동안 산업 분야로만 인식돼왔던 게임을 진지한 학문의 영역으로 편입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동시에 국내 게임의 사회문화적 위상 변화는 물론 게임 산업 분야의 과학화와 체계화를 위해 한걸음 내딛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은 엔씨소프트와 대전시립미술관과 협업하는 사업단을 구성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문화콘텐츠 R&D 전문인력양성 사업을 통해 27억5천만원의 정부 예산을 지원받으며, 참여 기관 및 기업의 예산을 더해 3년간 총 31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선발된 학생들에게는 등록금과 학업 장려금을 지원하고 현장 수요에 기반한 차세대 게임 콘텐츠 기술 연구를 독려하기 위해 엔씨소프트 및 대전시립미술관과의 공동 연구, 펠로우십, 산학장학생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2019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1% 성장한 15조2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5조350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콘텐츠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산업의 수출액은 33억 3033만 달러로 문화콘텐츠 산업 전체 수출액의 70%가량을 차지하며 중요도를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게임 산업의 양적인 성장 이면에는 시장의 주요한 소비세대로 떠오르는 Z세대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의 RPG 게임을 중심으로만 성장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짧은 시간 내에도 여러 차례 게임을 소비하는 등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수단으로 게임을 활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현재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게임 콘텐츠는 R&D 인력이 아닌 실무 인력을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쳐 개발된 결과물이다. 그러나 Z세대로 대변되는 주요 소비자들의 사용 패턴은 게임이 단일 콘텐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발화될 수 있도록 R&D 중심의 새로운 개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기술에 기반을 둔 전체 게임 개발 프로세스의 효율성 극대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분석적 게임설계, 새로운 게임 내러티브의 개발 등을 현실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KAIST CT-Game 프로그램’은 Z세대의 게임 소비 패턴을 고려한 차세대 게임 콘텐츠 기술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모션 자동 생성(이성희 교수), 게임 BGM 자동 생성(남주한 교수) 등 AI 기반 게임 콘텐츠 지능화 기술 개발 및 게임의 예술적 경험에 대한 플레이어 선호 유형 모델 연구(도영임 교수), 플레이어 인지 모델 기반 부정프로그램 사용자 탐지 기술 개발(이병주 교수) 등의 분야에서 교육 과정과 연구 실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융합 접근을 새롭게 시도한다.
이병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게임은 디지털 기술과 인문학, 사회과학, 디자인, 그리고 예술이 융합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단일 전공으로 이루어진 대학원에서는 실제 게임 산업에 투입될 수 있는 수준의 융합적 사고 역량을 가진 R&D 인력을 양성하기 어렵다ˮ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 최초의 문화기술융합분야 연구중심 대학원으로 설립된 후 15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게임 R&D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국내 게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전념할 것ˮ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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