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배터리 업체, 무선·소형 가전으로 탈출구 모색
[그래픽=박지영 기자]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유용한 ‘보물단지’였던 스마트폰 보조배터리가 이젠 ‘애물단지’가 됐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필수품 처럼 여겨졌던 보조배터리가 굳이 가지고 다닐 필요없는 쓸데없는 소모품으로 전락했다. 대용량 배터리의 일반화와 배터리 효율의 증가로 소비자들이 더이상 구매할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 따르면 2015년만 해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1~6월 기준) 283%나 증가할 정도로 ‘폭풍 인기’를 끌던 스마트폰 보조 배터리는 2016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0%(2016년), -4%(2017년), -43%(2018년), -26%(2019년), -18%(2020년)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중이다.
G마켓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018년 -32%, 2019년 -31%, 2020년 -26%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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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이 커지고 효율성이 증가하면서 보조배터리 필요성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4000mAh 대용량 배터리 탑재 스마트폰이 일반화되고 있다. 4000mAh 정도면 스마트폰으로 하루 종일 통화, 메신저, SNS, 동영상 시청을 해도 무리가 없다.
갤럭시S20은 S시리즈 기본 모델 최초로 40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3000mAh 수준이던 기본 모델의 배터리 용량을 크게 늘렸다. LG벨벳도 배터리 용량이 4300mAh다. LG V60는 무려 5000mAh다. 1800mAh 수준이던 애플의 아이폰도 2018년 출시된 아이폰XR부터 2942mAh로 배터리 용량을 크게 늘렸다. 최근에는 중저가 제품도 4000mAh가 대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A31은 5000mAh, LG전자의 Q61은 4000mAh다. 두 제품의 출고가는 각각 37만 4000원, 36만 9600원이다.
애플, 삼성전자, LG전자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배터리 용량 [그래픽=박지영기자] |
배터리의 ‘스펙’ 뿐 아니라 효율을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도 크게 진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AI(인공지능)등을 활용해 전력 소모가 많거나 오래 켜진 어플리케이션 종료를 추천하는 등 다양한 배터리 관리 프로그램으로 효율성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신 스마트폰에서는 고성능, 최적화, 절전, 초절전 등 남은 배터리 용량과 사용 환경에 따라 배터리 설정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고속충전 기술의 발달로 배터리 충전 시간도 크게 줄어 들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1~2시간 정도면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이에 보조배터리를 생산·판매해오던 업체들도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휴대용 선풍기, 블루투스 이어폰, 랜턴 등 고효율 배터리가 필수인 ‘무선’ 제품이나 소형 가전 시장으로 탈출구를 모색하는 기업이 많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