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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과학칼럼] 한국판 뉴딜 지역확산 전략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있다. 실물경제 위기를 맞아 기업들은 현금확보에 진력하고 정부는 돈을 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택트생활 확대로 풀린 돈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여윳돈은 투자처를 찾아 몰려다닌다.

넘쳐나는 돈이 필요한 곳으로 잘 흐르면 경제에 도움이 되지만 아파트처럼 엉뚱한 곳으로 몰리면 요즘처럼 부작용이 발생한다.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아파트가 투기 대상이 되면 정부는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규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규제 강화로 장세가 불확실해지면 시장이 얼어붙고 돈은 잠기게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자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혈관이 막혀 피가 돌지 않는 것처럼 ‘돈맥경화’로 경제가 활력을 잃어간다. 인체의 왼쪽 심장에서 나온 피는 동맥을 거쳐 모세혈관을 타고 신체 각 조직에 산소를 공급한다. 그러나 동맥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이면 동맥경화가 일어나 뇌·심장 등 주요 장기에 피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고 생명까지 위태로워질 수 있다.

경제 시스템에서도 돈의 흐름이 막히면 뇌처럼 중요하지만 위기에 취약한 곳이 먼저 타격을 받는다. 정부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자금 부족 해결을 위해 58.3조원의 금융을 지원하는 등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것도 이들이 무너지면 한국 경제가 마비되기 때문이다.

인체의 각 조직을 거쳐 오른쪽 심장으로 되돌아온 피는 산소가 소진되고 이산화탄소를 포함해 사용이 어렵지만 우심실의 수축 작용을 통해 폐로 보내진 후 산소를 얻어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경제 시스템에서 우심실 역할을 하는 것이 혁신기업이며, 폐 역할은 시장이 한다고 생각한다. 피가 산소를 얻고 순환돼야 조직이 살듯이 기업의 제품이 시장에서 판매돼 돈을 벌어야 경제가 돌아간다.

정부에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혁신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14일에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해 우리의 디지털 역량을 전 산업 분야에 결합하기 위한 국가 발전전략과 10대 국가프로젝트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면 한국판 뉴딜이 지역으로 확산돼 산업생태계를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지역별로 한국판 뉴딜 10대 사업과 연관된 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 공공기관, 혁신 주체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다음으로 국가 프로젝트를 통한 새로운 과학기술 성과가 ‘신산업-일자리-경제활성화-투자 확대-R&D 재투자’로 이어지는 지역 혁신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기술을 활용한 창업과 기술이전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환경과 액셀러레이팅 서비스 및 공간 제공, 글로벌 시장 연계, 혁신 펀딩 등 금융 지원, 지자체 협력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 소재 혁신 주체인 산학연-지자체-시민 간 협력 강화를 위한 네트워크 확대와 산학연 오픈 이노베이션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 내 데이터 생산·공유·활용 촉진을 위한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도 구축돼야 한다.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려면 심장이 힘차게 수축해 피를 폐로 보내 산소를 얻듯이 혁신기업이 지역 내 공공기술을 활용한 창업과 기술이전으로 신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효율적인 지역 혁신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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