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지난 20일 UAE(아랍에미리트)가 아랍권에서는 최초로 화성탐사선 발사에 성공했다. 전통의 우주강국인 미국, 러시아,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이스라엘, 인도, 룩셈부르크에 이르기까지 많은 국가들이 우주개발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최근 우주개발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국가 주도가 아니라 민간중심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국내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내년 2월과 7월 두 차례 발사를 목표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와 달 궤도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항과 국내 부품의 신뢰성 문제로 발목이 잡히면서 발사가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주개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우주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 탄탄한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써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정부의 우주분야 투자가 시작된 이래 국내 우주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우주산업 관련 시장은 아직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우주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약 60%가 매출액 10억원 미만이고 매출의 88% 이상이 위성활용 서비스 및 장비분야에 치우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재 한국형발사체 개발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형발사체의 전신인 나로호 역시 대한항공과 한화·두원중공업 등 150여개 민간기업이 참여했지만 항우연이 개발과 발사 운영을 총괄했다.
반면 연구부터 개발까지 정부 중심으로 돌아갈 경우 우주산업에서 민간 업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항공우주 전문가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민간기업들이 우주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구비됐고 투자 및 인력규모의 격차가 큰 편”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정부는 우주산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판로를 확보하고 민간 산업체는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우주강국들은 민간 산업체들이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다. 미국 보잉사는 국제우주정거장(ISS) 국제 공동 건설계획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록히드마틴사는 바이킹과 보이저 등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탐사선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스페이스X사는 팔콘 시리즈로 유명하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미쓰비시중공업이 일본의 주요 로켓 H-2A 발사체를 제작하고 있다.
한국에서 우주산업 자체가 산업화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발사체나 위성 기술을 갖추고 제작하는 것 자체에 긴 연구개발 과정과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설령 역량이 있더라도 발사체나 위성 수요가 한정돼 있는 만큼 민간 기업이 우주산업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기도 하다.
미국 스페이스X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전폭적 지원으로 성장했던 만큼 정부의 산업체 육성지원과 투자, 시설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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