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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태양전지 제조비용 1/20로 낮췄다…본격 상용화 물꼬
- 화학硏‧경기대 공동연구, 광전환효율 9.33% 달성

유기태양전지는 투명기판, 투명전극, 광활성층, 금속전극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핵심은 광활성층으로, 전자받개와 전자주개 소재가 섞여 있다. 빛을 쬐면 광활성층 내부에서 발생한 정공(양전하)과 전자(음전하)가 각각의 전극으로 이동하고, 이 전위차에 의해 전류가 흐르게 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유기태양전지 제조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제조법이 유기화학실험 수준으로 간단하면서도 비용은 대폭 낮춰 유기태양전지 상용화에 물꼬를 틀 전망이다.

한국화학연구원 송창은·신원석 박사팀과 경기대학교 임은희 교수팀은 유기태양전지 광활성층(빛을 흡수해 전하를 생성하는 층)에 들어가는 신소재를 개발, 제조비용을 20분의 1로 낮췄다고 29일 밝혔다.

유기태양전지는 광활성층에 유기물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광활성층은 전자주개와 전자받개로 이뤄져 있다. 빛을 쬐면 광활성층 내부에서 발생한 정공(양전하)과 전자(음전하)가 각각 양극과 음극으로 이동하고, 이 전위차에 의해 전류가 흐르게 되는 원리다.

유기태양전지의 화두는 전자받개에 들어가는 신소재 개발이었다. 처음에는 축구공 모양처럼 생긴 풀러렌 소재가 쓰였다. 빛을 흡수해서 생성된 전자는 풀러렌을 따라 고속도로를 달리듯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빛 흡수량이 적은 탓에 광전변환효율이 낮았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것이 비풀러렌 구조의 전자받개 소재였다. 하지만 이 소재는 분자구조가 복잡하고, 분자들이 길게 연결된 탓에 합성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공동 연구진은 분자구조가 단순한 신소재를 개발했다. 단 2단계 만에 합성할 수 있는 소재로, 합성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 실제 신소재 합성비용은 그램당 40달러로 기존 비풀러렌 소재 합성법의 20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전자주개 소재가 흡수하지 못하는 단파장 영역(자외선)을 흡수할 수 있어 광전변환효율을 높였다.

임은희 경기대 화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의 가치는 학부 유기화학실험 수준의 간단한 합성법을 사용해 단 2단계 만에 저가로 합성하는 소재로도 고성능 유기태양전지를 구현할 수 있는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험을 통해 최적의 비율(2:1)로 전자받개 신소재와 전자주개 소재를 섞어 만든 유기태양전지의 광전변환효율이 0.1㎠ 기준으로 9.33%를 기록했다. 기존 전자받개 소재와 전자주개 소재를 2:1로 혼용한 유기태양전지 효율은 7.46%였다.

송창은 한국화학연구원 송창은 박사는 “기존의 복잡한 화학 구조를 탈피한 신소재의 개발 전략이 앞으로 고성능 유기태양전지 상용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송창은(왼쪽) 박사와 신원석 박사가 새로 개발한 광활성 신소재가 적용된 유기태양전지를 들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공동 연구진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할로겐 용매 대신 비할로겐 용매에서도 용액공정이 가능하도록 용해도를 향상시켰다. 보통 유기태양전지는 고체 상태의 광활성 소재를 유기 용매에 녹인 후 기판 위에 코팅해 만든다.

지금까지 할로겐 용매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것을 알았지만, 광활성층 소재들이 비할로겐 용매에 잘 녹지 않아 불가피하게 할로겐 용매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공동 연구진은 신소재 분자의 양 끝에 비대칭적인 곁사슬을 붙이는 방법으로 T2-OEHRH를 만들었고, 비할로겐 용매에서의 용해도를 향상시켰다. 동시에 신소재 특유의 광학적·전기화학적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유기태양전지는 0.1㎠에서 9.7% 대면적에서는 6.2% 광전변환효율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 2019년 4월호와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2019년 10월호, 2020년 5월호에 각각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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