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간편결제도 가능한 기능성 제품까지 등장
너무 무거워진 스마트폰, 그립의 판매량 매년 꾸준히 증가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헉! 스마트폰 손잡이가 100만원?”
스마트폰이 크고 무거워지면서 필수품이 된 ‘휴대폰 손잡이’, 이른바 ‘그립’.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그립도 진화 중이다. 가격이 무려 100만원에 달하는 그립 제품도 나왔다. 웬만한 스마트폰보다 비싸다. 링·스트랩 등 모양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무선충전이나 간편결제도 가능한 기능성 제품까지 등장했다.
‘그립’은 휴대전화 뒷면에 부착하는 액세서리를 통칭한다. 휴대전화를 한손으로 잡기 편하게 하고 손목에 가해지는 무게감도 덜어준다. 손잡이나 물건을 손에 ‘잡다’는 뜻의 그립(grip)에서 파생된 단어다.
종류도 다양하다. 반지처럼 생긴 고리에 손가락을 끼우는 ‘스마트링’, 탄력 있는 고무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그립톡’이 대표적이다. 휴대전화와 케이스 사이에 끼운 줄에 손가락 전체를 넣어 사용하는 ‘핸드 스트랩’도 요즘 인기다. 최근에는 무선충전이나 간편결제 기능을 위해 ‘탈부착’이 가능한 기능성 그립도 출시됐다. 디자인문구 쇼핑몰 텐바이텐 관계자는 “두께가 얇아 주머니에 잘 들어가고 무선충전 등 기능 사용에도 이상이 없는 스트랩이나 홀더 타입이 많이 출시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립이 스마트폰 사용자의 필수품이 되면서 명품 브랜드도 제품을 내놓았다. 루이비통은 국내에 5가지 그립을 출시했다. 가장 비싼 제품은 ‘플라워 스트라스 폰 링’으로, 가격이 95만원에 달한다. 케이스 뒷면에 탈부착 가능한 가죽 스트랩이나 금속 체인을 단 제품도 있다. 루이비통 케이스의 일반적인 가격대는 50만원 선이지만 해당 제품들은 20만원 이상 더 비싸다. 가죽 케이스와 스트랩이 달린 모델은 무려 178만원이다.
그립의 인기는 크고 무거운 스마트폰 때문이다. 그립이 유행하기 시작한 시점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크기가 큰 ‘플러스’ 스마트폰 모델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한 때다. 3~4인치였던 화면 크기는 6인치가 기본이 됐다. 100g을 갓 넘겼던 무게는 ‘삼겹살 1인분’ 무게인 200g에 육박한다.
지난 해 출시된 ‘아이폰11’은 2012년 출시된 ‘아이폰5’ 대비 크기는 60%, 무게는 70% 증가했다. ‘아이폰11프로 맥스’ 제품의 무게는 226g으로, 아이폰5(112g)의 2배가 넘는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0’은 163g, ‘갤럭시S20 울트라’는 220g이다. ‘폴더블폰’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은 더 무거워졌다. 기존 스마트폰보다 화면을 더욱 키운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는 263g. LG전자의 ‘V50’은 듀얼 스크린 무게만 131g이다.
스마트폰이 무거워진 건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한 결과다. 특히 미디어 시청이 늘면서 큰 화면과 대용량 배터리는 최신 스마트폰의 필수 조건이 됐다.
그립의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지마켓에 따르면 3년간 전년 동기(1~6월) 대비 성장률이 ▷2018년 15% ▷2019년 46% ▷2020년 33%에 달한다. 액세서리를 전문적으로 파는 텐바이텐에서는 ▷2018년 14% ▷2019년 146% ▷2020년 84%나 판매가 늘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