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찾지 못하면 존재감 더욱 없어질 것”
21대 국회 정당별 의석수 현황. [열린국회정보 캡처]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21대 국회에서 군소정당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176석의 거대 여당이 완력을 발휘하는 사이 정의당(6석)·국민의당(3석)·열린민주당(3석)·기본소득당(1석)·시대전환당(1석) 등 군소정당은 힘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기세는 맹렬하다. 이틀 만에 법사위·본회의를 거쳐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인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임대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오는 4일엔 종부세법·양도소득세법·법인세법 등을 마무리 짓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미래통합당은 이에 ‘의회 독재’라고 반발하며 본회의에서 퇴장하는 등 국회는 파행을 빚고 있지만, 여당을 저지할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군소정당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내부에서는 ‘국회 일당(一黨)론’ ‘야당 무용(無用)론’ 등을 포함해 21대 국회에서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설까지 돌고 있다.
한 군소정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21대 국회에는 정당이 1개만 있는 것 같다”며 “여당만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상임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는커녕 일정도 통보되는 일이 다반사”라며 “우리한테 통합당의 의석 1/4만 있었으면 달라졌을 수도 있는데”라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지난 3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는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본회의가 민주당 의원총회는 아니지 않느냐”라며 “국회는 민주당이 원하는 시간, 법안만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역시 지난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시급함을 내세워 절차를 무력화하지 말라”며 법안소위의 구성없이 법안을 상정하고 가결하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거대 여당의 독주로 민주주의의 가치와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며 “군소 정당은 거대 정당의 배려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데 앞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더욱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 관계자도 “다당제였던 20대 국회와 달라진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면 군소정당은 국회에서 아무런 역할도 못 할 것”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4년동안 뭐했냐’는 비판을 들을 수 있으니 소수정당만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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