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가용률, LTE 전환율이 진짜 체감 서비스 지표"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체감 속도는 우리가 1위입니다 ㅠㅠ" (LG유플러스)
첫 5세대(5G) 통신 품질평가에서 '3등 성적표'를 받아든 LG유플러스가 다급해졌다. 당초 SK텔레콤과 함께 유력한 '1등' 후보로 꼽혔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최하위 성적이다. LG유플러스는 "5G 체감 품질은 가장 좋다"는 이유있는 변명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체감 품질' 근거로 내세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입자 수다. LG유플러스 측은 "통신 3사 중 5G 가입자 수가 가장 적어, 고객 한 명 당 사용할 수 있는 5G망 환경이 가장 쾌적하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 수는 약 168만명이다. SK텔레콤(311만명), KT(208만명)에 이어 가장 적다.
지난 2월말 기준 통신3사의 5G 기지국 수는 SK텔레콤 3만952개, KT 4만101개 LG유플러스 3만7844개다. 단순 계산으로, 가입자 대비 기지국 비중은 SK텔레콤 0.995% , KT 1.927%, LG유플러스 2.252%다. 즉, 5G 서비스를 하나의 방으로 볼 때, 가입자 한 명 당 차지하는 공간이 가장 넓어 그만큼 체감 품질도 높다는 것이다.
영국 모바일 분석회사 오픈시그널의 5G 조사에서도 LG유플러스의 속도가 가장 빨랐다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오픈 시그널은 5G 다운로드 속도에서 LG유플러스가 237.2Mb㎰로 1위를 보였다고 밝혔다. SK텔레콤(220.4Mb㎰), KT(214.8Mb㎰)가 뒤를 이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오픈시그널은 기지국에서 단말기 거쳐 실제 이용자가 서비스를 실행한 속도까지 측정한 것으로 체감 속도와 가장 근접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당장, 정부의 5G 품질 평가 항목 중 '가용률'에서 LG유플러스가 최하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가용률은 실제 5G 이용이 가능한 신호 세기를 평가하는 지표다. LG유플러스는 다중 이용시설에서 5G 가용률이 60.08%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79.14%, KT는 64.56%를 보였다.
롱텀에볼루션(LTE)이 아닌 '진짜 5G'를 사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LTE 전환율'도 LG유플러스가 9.14%로 통신 3사 중 가장 높다. LTE 전환율은 숫자가 클수록 5G에서 LTE로 바뀌는 비중이 큰 것을 의미한다. 4%대인 SK텔레콤(4.87%), KT(4.55%)와도 차이가 크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LTE 전환없이 안정적으로 5G를 쓸 수 있는지, 실제 5G 신호가 얼마나 잘 잡히는지 여부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진짜 서비스 지표"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주장에 대해) 국내에서 이뤄진 정부 평가보다 해외 기관 지표를 더 신뢰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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