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 진출은 LGU+의 헬로비전 인수보다 더 위협"
정부도 신중론…"시장 우려 불식돼야"
그래픽=박지영기자/park.jiyeong@ |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KT스카이라이프, 알뜰폰 진출 절대 안돼!"(알뜰폰 사업자들)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사업 진출을 놓고,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거대 통신사 계열의 '플레이어'가 또 하나 등장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쪼그라든 알뜰폰 시장에서 중소 사업자들이 설 곳이 없다는 이유다.
정부에 강하게 반대 입장을 피력하는 등 적극적인 단체 행동까지 예고했다. 정부는 현재 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사업 진출 승인 여부를 심사 중이다. 최종 승인까지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최근 알뜰폰협회를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사업 진출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전달했다. 알뜰폰협회는 정부의 최종 심사까지 반대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사업자들은 입장문에서, 통신사 계열의 알뜰폰 사업자가 또 하나 등장할 경우 중소 사업자들이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피력했다. 알뜰폰 시장 규모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통신사 계열의 '쏠림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알뜰폰 가입자는 정점을 찍었던 2019년 4월(810만명) 이후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난 6월 현재 734만명까지 줄어든 상태다. 알뜰폰 시장의 매출액 또한 2018년 9720억원에서 2019년 9287억원으로 감소했다. 시장 전체 '파이'가 줄어들고 있다. 이 중 통신 계열사가 차지하는 가입자 비율은 37.4%, 매출 비중은 65.1%에 달한다.
특히 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수보다도 기존 사업자에게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중소 사업자들은 주장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LG헬로비전은 그나마 기존에 있던 알뜰폰 사업자를 통신사가 인수한 것이지만, 스카이라이프는 없던 사업자가 새롭게 생기는 것"이라며 "성장하는 시장이라면 새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시장 활성화가 되겠지만 현재 알뜰폰 시장에선 중소 사업자들이 다 죽어 나가게 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사업 허가 여부를 심사 중인 과기부도 심사숙고 중이다. 최근 알뜰폰 대책을 내놓고 시장 활성화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는 만큼, 정부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 역시, 알뜰폰 시장의 '통신사 계열 쏠림 현상'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긍정적 효과가 있겠지만 알뜰폰 시장이 통신3사 계열 중심으로 집중되는 부정적 효과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안이 없으면 사업개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쉽지 않다는 관점에서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과기부는 모회사인 KT에 불공정 행위 등의 우려를 해소할 만한 대안도 함께 요구한 상태다.
특히 KT의 경우 앞서 올 상반기 알뜰폰 가입자 뺏기로 시장 혼탁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에 과기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엄중 대응하겠다”는 구두 경고까지 했던 만큼, 시장 불안 요소가 해소되기까지 정부의 입장도 '신중론'에 가깝다.
이에 스카이라이프 측은 "KT와 함께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응하면서 정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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