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신경망 시스템.[포스텍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플라스틱은 가볍고, 값이 싸며, 열을 가하면 어떠한 모양으로도 만들어 낼 수 있어 ‘20세기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플라스틱은 품질의 균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데, 공정 조건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기 때문에 ‘공정 자율화’를 이루기란 어려웠다. 또 한 번 설정된 공정을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실제 결과와 오차가 발생해 실시간 최적화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기계공학과 노준석 교수 연구팀은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과 무작위 탐색을 결합해 사출성형 공정 조건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다양한 모양의 결과물을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으로 공정 조건과 최종 제품과의 관계를 학습하고, 최종적으로 원하는 품질을 만족하는 공정 조건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36개의 서로 다른 금형으로부터 3600개의 시뮬레이션 데이터와 476개의 실험데이터를 얻어 학습했다. 학습 결과 각각의 데이터는 15개의 모양과 5개의 공정을 입력값으로 하고, 최종 제품의 무게를 출력값으로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전이학습을 도입해 학습된 무게 예측 모델을 바탕으로, 무작위 탐색함으로써 최적 공정 조건을 찾아주는 추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렇게 인공지능 모델로부터 추천받은 공정 조건을 검증한 결과, 0.66%의 평균 상대 오차를 달성했다.
마지막으로 실제 사출기(射出機)에 활용하기 위해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사출성형 비전문가도 해당 시스템을 바탕으로 임의의 제품에 대해서 모양 정보를 입력해줌으로써 원하는 결과물 무게의 1% 이내의 오차를 가지는 공정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기존 연구는 정해진 특정 제품에서 공정 조건만 변경해 최종 제품의 품질을 예측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36개의 다른 형상을 가진 제품들에 대해서, 정량화된 모양와 공정 조건을 모두 변경해가며 결과물(제품 무게)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따라서 임의의 새로운 제품을 성형하더라도, 해당 제품의 모양만 입력하면 결과를 예측, 학습데이터를 생성하지 않고도 공정 조건을 제어할 수 있다. 또, 전이학습을 도입해 시뮬레이션 데이터의 양과, 실험 데이터의 정확도를 모두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인공신경망 시스템을 활용하면 사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제품의 모양과 원하는 최종 제품의 무게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균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서 어려웠던 플라스틱 사출 공정이나 절삭, 3D프린터, 주조 등 다양한 제조업에 ‘무인화 스마트 팩토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인텔리전트 시스템즈’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