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 “통합당 이번 계기로 극우와 선 그어야”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더불어민주당은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와 관련해 침묵하는 미래통합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통합당이 ‘태극기 부대’를 주도해온 전 목사와 함께해왔기에 ‘이번 사태를 방조한 공범’이라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는 통합당이 이번 기회를 계기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수도권 중진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통합당이 전광훈을 대변하는 당이 아니라면 이번에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며 “(통합당은) 집회에 참여한 당직자·관계자들의 제명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BBS 라디오에서 “통합당은 (이번 사랑제일교회 대규모 확진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내놔야 한다”며 “(전광훈이 주도해온) 집회를 통합당이 수수방관하고 독려했으니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전날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지 않는 극우 개신교 집단이 활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통합당의 용인·묵인·부추김이 있었다”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책임 있는 대답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 통합당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을 나와 성북보건소 차량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통합당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연이은 악재와 지지율 하락에 고심하던 민주당에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 목사가 주도한 광복절 집회에 홍문표 의원,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등 통합당 인사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이들과 선을 긋기에도, 통상 통합당 지지층이었던 극우 세력을 날 세워 비판하기에도 애매해 ‘전광훈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야당의 쇄신은 태극기 부대와의 결별이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그런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지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치던 통합당은 어디갔는가. 이렇게 되면 민주당에만 호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극우라 불리는 세력과 완전히 갈라서야 한다”며 “개별 의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목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지도부가 선을 그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목사는 지난 16일 신도들의 광복절 집회 참가를 독려했다는 이유로 방역 당국과 서울시로부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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