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무아무아 상상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태양계에서 관측된 최초의 외계 성간천체 1I/2017 U1(ʻOumuamua, 이하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다는 기존 가설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티엠 황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성간천체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루어졌다는 최근 유력 연구결과와 달리 수소 얼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사실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오우마우무아는 2017년 하와이대학 팬스타즈팀이 발견한 최초의 태양계 바깥에서 온 성간천체다. 오우무아무아는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소행성과 혜성으로 오인했으나 형태, 궤도, 속도, 가속운동 등의 특징을 통해 외계에서 온 성간천체로 확인돼 '1I/2017 U1'로 명칭이 바뀌었다.
2018년 스피처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한 결과 오우무아무아는 예상치 못한 속도로 빨라지며 마치 로켓이 엔진 추력으로 가속되는 것처럼 태양 중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비중력 가속운동을 보였다. 이 결과를 토대로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뤄졌고 표면에서 분출되는 기체가 오우무아무아를 가속 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수소 얼음은 아직 우주에서 발견된 적이 없지만, 만약 발견된다면 우주에서 온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진 거대분자운의 중심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천문연구원 티엠 황 박사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아브라함 로브 교수는 거대분자운의 밀도가 가장 높은 영역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지는 시나리오를 시험하면서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과 성간물질에서 생존할 수 있는 수명을 계산했다. 그 결과 거대분자운에서는 수소 얼음덩이로 이루어진 성간천체가 만들어질 수가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이러한 수소 얼음덩이가 형성됐다 하더라도 거대분자운에서 성간물질로 이동해 태양계에 진입하기까지 기체입자들과 충돌하거나 태양빛을 받아 기화되어 결국 파괴된다고 결론졌다.
연구팀은 가장 가까운 거대분자운 중 하나인 GMC W51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진다고 가정했다. GMC W51은 지구로부터 약 1만 7천 광년 떨어져 있다. 그러나 약 200m 크기의 오우무아무아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성간물질을 통과하는 긴 여정 동안 기체입자들과 충돌해 열적 승화가 일어나며 결국 천만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만년은 수소 얼음덩이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분자운에서 태어나더라도 우리 태양계까지 도달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만일 오우무아무아가 5km보다 큰 수소 얼음덩이라면 승화 과정을 거쳐 태양계로 진입한 뒤, 지금과 같은 크기로 작아져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현재 물리이론으로는 그 정도 크기의 수소 얼음덩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티엠 황 박사는 “우리는 수소 얼음덩이가 거대분자운에서 형성되는 과정을 규명함과 동시에 만약 분자운에서 수소 얼음덩이가 쉽게 형성된다면 이러한 성간천체는 우주에 흔하게 존재할 것이며, 이는 현대 천문학의 난제인 암흑물질의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공동저자인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아브라함 로브 교수는 “오우무아무아는 수소 얼음덩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냈지만 이 성간천체가 어떻게 태어났으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천문학자들에게 남겨진 숙제다. 이러한 성간천체 연구는 우주의 기원을 밝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오는 2022년 베라 루빈 천문대의 세계 최대 8.4m 탐사 망원경이 본격 가동되면 이러한 성간천체를 일 년에 1~2개꼴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문홍규 천문연구원 박사는 “오우무아무아에 이어 2019년 보리소프가 발견돼 태양계 밖 외계천체 발견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한국도 이러한 거대 연구시설을 이용해 우리 태양계뿐만 아니라, 외계행성계 기원 천체에 관한 연구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