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미관 이유로 입주민 반대도 적지 않아 '복병'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 세종시에 사는 A씨는 5세대(5G) 통신 스마트폰을 구매했지만 집에서 5G가 거의 터지지 않았다. 비싼 5G 단말기를 구매하고도 5G 이용이 쉽지 않자, 방송통신위원회 통신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불편사항을 신고했다. 방통위가 현장조사에 나가보니, A씨가 사는 아파트에는 5G 중계기(기지국)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입주민들의 반대로 5G 기지국 설치가 지연되고 있었던 것이다.
5G 품질 문제에 대한 소비자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등 공동주택 기지국 설치 문제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입주민 3분의 2이상의 동의를 얻어야만 통신 기지국 설치가 가능한 탓에, 주요 거주지역의 5G 망 구축에 제동이 걸렸다.
올 상반기 5G 관련 분쟁 접수 건수는 82건. 지난해 하반기(5건)보다 16배 이상 급증했다. 이 중 대다수는 5G 품질 문제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역의 차이일 뿐 5G가 끊긴다는 품질 문제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실제 현장 조사에 나가보면 주민들의 반대로 5G 기지국 설치가 되지 않아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던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공동주택에 5G기지국을 설치하려면 입주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는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가 주택법 시행령을 통해 '공동주택 부대시설'에 통신시설을 새롭게 추가한데 따른 것이다.
기존에 없던 '문턱'이 생기자 통신사 뿐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5G 전자파를 우려하거나 건물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입주민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해외를 중심으로 5G 전파가 코로나를 확산시킨다는 잘못된 루머까지 떠돌면서 5G 기지국에 대한 입주민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5G 품질개선을 위해서는 기지국 설치가 필수적인 만큼, 과기부는 국토부와 의견을 조율해 협의점을 찾고 있는 상태다.
과기부 관계자는 "동의 기준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국토부와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월말 기준 통신3사의 5G 기지국은 SK텔레콤 3만952개, KT 4만101개, LG유플러스 3만7844개다.
5G 커버리지 면적은 서울의 경우 SK텔레콤 425.85㎢, KT 433.96㎢, LG유플러스 416.78㎢로 KT의 서비스 커버리가 가장 넓다. 6대 광역시는 SK텔레콤 888.47㎢, KT 912.66㎢, LG유플러스 993.87㎢다.
sj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