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 신규 가입부터 적용
-"콘텐츠 사업자 협상력↑, 결국의 콘텐츠 경쟁력"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다음달 25일부터 종합편성채널(채널A, TV조선, MBN)의 '다시보기'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려면 월 2200원을 더 내야한다.
방송 콘텐츠의 '몸 값'이 갈수록 올라가면서 유료방송 시장에서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통신사, 케이블사)사의 '파워게임'이 달라지고 있다. 콘텐츠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면, 콘텐츠 이용 비용도 올라갈수 밖에 없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는 9월 25일부터 채널A, TV조선, MBN의 인터넷TV(IPTV) 월정액 VDO(다시보기) 상품의 가격을 기존 5500원에서 77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월정액 상품은 매월 일정 비용을 내고 해당 채널의 VOD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이번 가격 인상은 신규 가입에 적용된다. 현재 월정액 이용 고객은 기존 월 5500원으로 이용하되, 해지 후 재가입하면 인상된 가격을 적용받게 된다.
통신사 측은 “상품 가격 인상은 콘텐츠 공급사인 종편채널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방송 콘텐츠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부부의 세계' 등의 히트작을 낸 JTBC 월정액 상품의 경우, 2018년 3월 5500원에서 7700원으로 인상한데 이어 지난 7월에는 다시 8800원까지 인상했다. 지상파 월정액 상품 가격(8800원)과 같은 수준이다.
통신, 방송업계에서는 방송 콘텐츠의 경쟁력이 IPTV 성패를 좌우할 핵심 경쟁력이 되면서 플랫폼사와 콘텐츠사의 이른바 '갑·을'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품 가격 책정에서도 콘텐츠사의 협상력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초기에만 해도 종편 방송 콘텐츠를 IPTV에 넣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플랫폼사(통신사)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컸지만 지금은 정반대"라며 "이번 가격 인상처럼 채널 공급사에서 가격을 올려 달라고 요구할 경우 통신사나 케이블은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CJ ENM과 딜라이브의 수수료 논란도 대표적인 사례다. CJ ENM은 딜라이브에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을 요구하면서 채널 송출을 중단하는 '블랙아웃'까지 예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재로 우여곡절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업계에서는 콘텐츠 제공사의 '입김'은 향후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콘텐츠의 싸움"이라며 "콘텐츠 경쟁력이 큰 곳으로 협상의 무게가 옮겨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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