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교(왼쪽부터) 원내대표·김종철 선임대변인·김종민 부대표·박창진 갑질근절특별위원장.[연합] |
‘포스트 심상정’을 선출하는 정의당 당대표 선거가 당내 계파 간 ‘각축전’으로 흐르고 있다. 거대 여당과의 관계 설정, 그리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관련 당내 논란에 대한 입장 등이 이번 선거의 초반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9일 정의당에 따르면 전날 김종철 선임대변인, 배진교 원내대표까지 오는 27일에 있을 당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며 총 네 명의 후보가 확정됐다. 그 전날엔 김종민 부대표가 상무위원회에서 출마 의지를 밝혔고, 박창진 갑질근절특별위원장은 일찍이 출사표를 던졌다.
네 후보는 각각 정의당내 큰 계파들을 대변한다. 인천광역시 남동구청장을 지낸 배 원내대표는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과거 민족해방(NL)계열인 인천연합 정파에 소속돼 왔다. 김 선임대변인의 경우 당내 좌파(민중민주·PD) 계열로 양경규 전 민주노총 공공연맹 위원장과의 단일화를 통해 출마했다. 김 부대표는 당내 정파 ‘함께 서울’ 소속으로 서울지역의 지원을 받는다. 참여계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정계에 입문한 박 위원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번 경쟁의 최대 관건은 후보별로 입장이 다른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이다. 배 원내대표와 김 선임대변인, 그리고 김 부대표는 민주당 2중대를 벗어나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배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과거 민주대연합은 이제 끝났다”며 “민주당은 사실 상위 20%의 민주주의로 전체 100%를 대변하는 것처럼 팬덤정치를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당이 이제는)모든 시민들과 함께하는 진보정당의 길을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 지도부가 ‘독선적 이념주의·기밀주의 정파·무책임한 불통’에 빠져있다고 비판하고 나선 박 위원장의 생각은 정반대다. 그는 이날 “우리가 언제 민주당 이중대였는지 그 말의 어폐를 인정하는 말씀에 정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와 똑같은 이야기를 민주당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반대를 해야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정의당이 끌어들인 새로운 지지층의 표심이다. 이른바 ‘조문 거부 논란’ 사건 이후 당을 떠난 당원들은 8000여 명 정도 되는 상황에서, 새로 유입된 ‘20대’, ‘여성’ 지지층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 거냐는 것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정말 치열하게 전개될 것”며 “해당 사건에 대해 불만을 가진 참여계보다는 다른 정파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