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올린이들 친일반민족행위자에 비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외통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송영길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10일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구속기소 하라’는 내용의 청원과 관련해 “분노와 비통함에 전신이 떨렸다. 주권국가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미국 대통령에게 구속기소 해달라는 작태가 황망하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미국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을 구속기소 해달라는 일부 극우세력에게’라는 글을 올리며 “10만 명 이상이 청원 하면 답변하게 되어있는 (백악관) 홈페이지에 청원인이 85만 명을 넘었다. 한국 극우세력들의 청원이 틀림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위원장은 “백악관 홈페이지에 미국 내 모든 이슈를 제치고 이 청원이 1등이라고 한다. 이를 보고 미국 국민들이 느낄 황당함을 생각하니 치욕스러움에 얼굴이 벌개진다”며 “이들은 대한민국이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송 위원장은 “이 정도면 매국을 넘어 노예근성이라 부를 만 하지 않나”라며 “마치 을사늑약에 앞장섰던 조선 말 이완용과 하등 다를 바 없다”면서 청원을 올리고 동의한 이들을 21세기판 이완용에 비유했다.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위 더 피플’ 캡처. |
이어 송 위원장은 철학자 하이데거의 말을 인용하며 “극우세력은 노예의 삶을 살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며 “어느 사회든 생각과 행동이 다른 사람들이 있지만 측은하고 비통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송 위원장은 “한·미동맹을 넘어 한·미합방으로 대한민국 주권을 미국에 갖다 바치려는 미친 영혼이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작태”라며 “고려말 원나라 황제와 기황후의 권력을 믿고 공민왕을 핍박하여 몰아내려 했던 기씨 일파들과 그에 기생하던 무리들의 행태가 연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문재인 정부의 미흡함이 있더라도 대한민국의 헌법에 따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미국 대통령에게 구속기소 해달라고 탄원하는 세력들이 대한민국 태극기를 흔들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저격했다.
송 위원장은 “일장기를 흔들며 내선일체, 동조동근, 대동아공영을 외치던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더러운 매국매족의 DNA와 피가 이들에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된다”며 “자신들의 행위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백악관 홈페이지에 서명한 무리의 진실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송영길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
앞서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는 지난 4월 23일부터 ‘미국에 중국 바이러스를 밀수하여 퍼트리고 한미동맹을 위협하는 문재인을 구속기소 하라’는 청원이 올라와 있다. 현재 이 청원에는 약 85만 명이 서명했으며 이 청원은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이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백악관의 청원은 한 달 이내에 10만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하면 60일 이내에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지만, 이 청원은 외국 정치 현안에 속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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