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도 골고루 나누어야…상위 1% 초부유세 도입하자"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이상직 의원을 악덕 기업주라 말하며 이 의원을 공천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이스타항공 사태를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심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진행한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재난이 약자들에게 더 가혹하지 않도록 하겠다던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약속은 허공의 메아리로 흩어지고 말았다"며 "지난주 이스타항공 노동자 605명이 정리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번에 해고된 분들은 임금삭감과 체불임금 반납 등 갖은 고통을 감내하면서 코로나 위기로부터 회사를 살리려고 애써온 사람들"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불법증여 의혹에 휩싸인 16살 골프선수가 기간산업인 항공사 대주주가 되었는데, 정부는 정녕 책임이 없는가. 212억 자산가가 5억 고용보험료를 떼먹어 고용안정기금조차 못 받고 있는데, 이런 악덕 기업주에게 금배지 달아 준 집권 여당이 이렇게 나 몰라라 하고 있으면 되느냐"며 "정세균 총리, 이낙연 대표의 책임 있는 해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방역단계에 따른 경제민생 매뉴얼을 담은 코로나 민생지원 특별법을 발의하겠다"며 코로나 재난 매뉴얼 정기국회 제도화를 제시했다.
그는 "현재 방역 1단계는 개인위생과 시민의 자율적인 참여하에 진행되는 협력방안이지만 2단계부터는 집합금지를 제한, 명령하고 강제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동반하는 통제방역이다. 필연적으로 경제활동 제한조치가 따르게 되며 대부분 국민들은 소득 감소와 소득 단절을 겪게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지금 절실한 것은 언제든 재유행으로 거리 두기 조치가 실시되더라도 국민들이 ‘예측 가능한 재난안정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누구는 전시 통제하에서 의무로 살고 누구는 평시 자유의 세상의 권리로 살아도 된다면 그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모두의 안전을 위해 방역조치에 동참하는 것인 만큼, 고통도 누구 예외 없이 골고루 나누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번에 논란이 된 통신요금도 마찬가지"라며 "통신사들은 그 수익의 절반 이상은 통신료 감면에 쓰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심 대표는 그 외에 전국민고용·소득보험 도입, 국민 기본권 강화, 재정혁신 등을 재난 시대의 새로운 사회계약 과제로 제안했다. 재정혁신 방안으로는 조세부담률 정상화, 상위 1% 초부유세 도입, 국회의원 30% 세비삭감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며 끼워넣은 그린뉴딜은 매우 미흡하다"며 "탄소 저감 목표도 불분명하고 대부분 대기업의 생산전략에 의존한 것이다. 녹색성장과 창조경제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의 최우선은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것"이라며 "2030년 전기차동차 1000만대 시대를 제안한다"고 했다.
심 대표는 아울러 "재산과 소득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사는 지역이나 학력, 직업에 상관없이, 그리고 성별이나 여러 정체성의 차이를 불문하고 모두 똑같이 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존엄해질 권리가 있다"며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고 강조했다.
또 "미투로 온 사회가 들끓은 지 3년째 되어가지만,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고 그 틈을 틈타 텔레그램 N번방 등 중대한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미투에 응답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심 대표는 연설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주거기본권 해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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