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회피성 탈당 근절 필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대량해고·임금체불을 골자로 하는 이상직 의원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에 나선다. 이 의원이 예정에도 없이 자진 탈당하면서, 당 내 윤리감찰단 활동도 사실상 결론 없이 종료되는 등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를 강조하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앞서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을 받은 김홍걸 의원이 이틀 만에 제명되고 민주당의 공수처라 불리는 윤리감찰단이 신설되는 등 당 안팎의 압박이 이어지자 스스로 탈당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의혹을 소명한 뒤 (민주당에) 돌아오겠다”고 밝혀 ‘회피성 탈당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현행 민주당 당규에는 ‘당에서 제명된 자, 또는 징계 회피를 위해 탈당한 자’에 한해 5년간 복당을 금지해 왔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치면 복당이 허용 가능해 사실상 ‘도덕성 문제’만 해결되면 언제든 복당이 가능한 셈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논란이 있으면 ‘일단 탈당’하고 다시 돌아오는게 관례화돼 있다”며 “휘발성 이슈가 많은 정치권에서 이 정도 의혹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고 이 때문에 (회피성 탈당의) 확실한 근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회피성 탈당자의 복당 시 불이익을 주는 당헌·당규 개정을 검토 중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현재 신설된 윤리감찰단 규정에 조사 과정시 탈당한 경우에 관한 조항은 없다, 앞으로 이를 보완해 나갈 것”이라며 “회피성으로 탈당한 것이 맞다면, 당헌·당규를 개정해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서면 논평을 통해 “이상직 의원과 이스타항공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걱정이 크니 본인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향후 대처를 주목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표 선출 이후 민주당 당직자의 ‘도덕성 문제’에 선제적 대응을 강조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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