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민이 죽어도 사과면 끝인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진행된 북측에 의한 우리 공무원의 총격 피살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여야가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실종 공무원 A 씨에 대한 사살 및 소각 사건에 대한 북측의 해명과 관련해 설전을 이어갔다. 여권 의원들이 북측의 신속한 해명에 대해 ‘이례적이다, 환영한다’고 표현하자 야권에선 ‘사과면 끝이냐’ 반발에 나섰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측은 전날 “우리 측 수역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큰 실망감을 더해준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냈다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여권 인사들은 이에 ‘북측의 해명을 환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 보고에 참석해 “매우 신속하게 답이 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금까지 유감이라는 표현을 쓴 적은 있어도 미안하다는 구체적인 표현은 딱 두 번이었다. 하나의 전문 속에 두 번씩이나 밝힌 것은 처음이고 이례적이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같은 현안보고에서 “이번처럼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요구에 의해서 바로 이렇게 (유감 표명이) 나온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최고 통치자의 신속하고 공개적인 사과는 이례적이고 놀랍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북 대화와 신뢰의 중요성을 새삼 생각해본다”고 썼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역시 전날 노무현재단 주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행사 토론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통 큰 측면이 있다, 김일성이나 김정일 시대와는 좀 다른 면모”라며 높게 평가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23일 국회에서 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미국대선과 한미관계 전망 긴급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이에 야권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외통위 긴급현안 보고에서 정부·여당을 향해 “정말 참담하다, 무고한 국민이 죽은 마당에 국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가해자(북한) 입장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납득 시킬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태 의원은 이어 “저는 매일 북한의 살해 위협을 받고, 정부의 보호에만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서울 한복판에서 죽어도 김 위원장의 사과 한마디 편지 하나면 끝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브리핑을 내고 “국민이 무참히 짓밟힌 초유의 사태를 친서 한 장, 통지문 한 통으로 덮고 실수였다고 편들어주려는 것인가”라며 “우리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말은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아 총살과 화형으로 되돌아 왔다”고 맹폭했다.
윤 대변인은 “안부 편지는 필요 없다”며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이 담긴 진심 어린 친서를 받아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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