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에 쏟아지는 정치 공세를 비호하기 위한 여권 인사들의 '말'이 화제다. 여론과 민심을 읽지 못하는 과한 표현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25일 재단 공식 유튜브의 토론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과 통지문 소식을 전하며 "내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전과는 다르다”며 “그 이면에 세계관, 역사를 보는 관점 등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의 말에 대해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28일 "유 이사장다운 표현"이라고 감쌌다. 박 의원은 "남북 역사속에서 진정성이 담겨 있는 사과를 처음으로 한 것"이라며 "(계몽군주 발언은) 남북평화라는 관점에서 안도하면서 나온 표현"이라고 평가했다.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계획을 비판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최재형 감사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 |
같은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상정을 주장하며 한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안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만약 2018년 가을 이맘때 종전선언이 이뤄졌다면 이런 불행한 사태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 국면에서 종전선언이 무산됐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는 취지의 말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북한으로부터 사과문이 전달되기 전인 25일 “핫라인이 다시 재가동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남북 평화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할 작업이라는 것이 이번 사건이 주는 일종의 교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통해 북한이 사과를 한다면 향후 남북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는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 관계를 좋은 쪽으로 만들 수 있는 소지가 생길 수 있다”며 “북한이 ‘우리가 잘못했다. 판단 착오다’ 이렇게 한다면 상황이 역전될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8일에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안보회의(NSC)가 있고 아닌 게 있다”며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관계 장관들이 NSC 회의를 했는데 꼭 거기에 대통령이 참석해야 하나. 그건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설 의원은 그러면서 “전투가 붙었나. 교전 상태도 아닌데 대통령을 새벽 3시에 깨워서 보고한단 말인가. 그런 보고가 세상에 어디 있나”라고 되물었다.
이 같은 여권의 말 잔치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추석 연휴 직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한테 뭐가 그렇게 아쉬운게 있는지, 못된 행위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지 않고 통지문 하나에 다들 감격한 듯 북한을 옹호한다”며 “국민들이 매우 분노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h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