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린 영화 ‘국제수사’ 처럼 최근 5년간 필리핀에서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린 우리 국민이 5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을 상대로 마약을 숨긴 뒤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거나, 현지에서 사업하는 사람을 상대로 살인, 협박하는 영화같은 일이 하루에 2~3건씩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 파라냐케 시(市)에 있는 대중교통 터미널에서 시민들이 인근 지방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연합]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필리핀에서 일어난 우리 국민 사건 사고자료에 따르면, 매년 평균 약 1000명 이상의 우리 국민이 살인, 절도, 강도, 행방불명 등의 범죄에 휘말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살인 피해는 총 27명, 행방불명은 총 256명에 달했다. 절도 및 분실 사건으로 피해를 본 우리 국민은 5년간 총 2496명이다. 납치 감금 피해자가 81명, 사기 피해자 104명, 강간강제추행 피해자가 30명, 자살이 76명이다.
범죄 가해 혐의로 현지에서 잡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기가 117명, 도박이 69명, 성매매가 52명, 마약관련범죄가 59명 불법체류가 223명 등으로 집계됐다. 2015년 942명이던 우리 국민의 필리핀 현지 범죄 혐의자 숫자는 2016년 769명, 2017명 940명, 2018년 957명, 2019년 1683명 등 최근들어 숫자가 늘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 남부 마카티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와 얼굴 가림막을 착용한 채 자전거를 타고 있다. [연합] |
태 의원은 “필리핀은 우리국민 사건 사고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나라 중에 하나”라며 “특히 납치 살인 행방불명 등의 강력범죄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외교부는 필리핀 여행, 출장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및 정보 공유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사건 사고 처리를 위한 영사협정 체결 추진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현지 모니터링 상시화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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