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갤럭시노트20 현금 완납 20에 타세요. 다음 주면 이 가격 힘듭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에 불법 보조금이 실려 일부 유통망에서 실구매가가 90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크게 떨어졌다. 추석 연휴 시작과 함께 이동통신사가 일제히 공시지원금을 2배 이상 올렸다. 여기에 일부 유통 채널에서 불법 보조금까지 실었다. 이에도 불구하고 갤럭시노트20 구매가 전국적으로 폭증하는 ‘대란’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불법 보조금이 일부 유통채널에서만 진행됐고, 코로나19이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침체돼 있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20의 출고가는 일반 모델 119만 9000원, 울트라 모델 145만 2000원이다.
이통통신 3사가 책정한 갤럭시노트20의 공시지원금은 지난 8월부터 추석 연휴 직전까지 10만~24만원 수준. 극소수 판매·대리점을 제외하면, 불법 보조금도 실리지 않아 실구매가는 90만원대였다(갤럭시노트20).
하지만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이통3사가 공시지원금을 대폭 상향했다. 최고가 요금제 기준 SK텔레콤 17만원→48만원, KT 24만원→50만원, LG유플러스 20만 1000원→50만원으로 올랐다. 최저가 요금제에서도 SK텔레콤 34만 5000원, KT 30만원, LG유플러스 32만 6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실었다.
여기에 일부 판매·대리점에선 불법보조금이 실리면서 갤럭시노트20 기본 모델과 울트라 모델의 실구매가가 각각 20만원대, 50만원대로 떨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갤럭시노트20을 ‘한 자리 수’에 구매했다는 후기가 속속 올라왔다. 최고가 요금제를 기준으로 해도 30만~50만원 가량의 불법 보조금이 붙은 셈이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전화 집단 상가.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박지영 기자] |
그럼에도 통신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 중에도 하루 정도를 제외하면 ‘번호이동’ 건수가 직전 주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었다”며 “‘대란’이나 시장 과열이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번호이동 건수는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기관이 통신시장 과열을 판단하는 요소로 꼽힌다. 이통사가 타사에서 자사로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고객에게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추석 연휴 초반 불법 보조금의 재원이 되는 ‘판매 장려금’이 전국적으로 번질 기미가 보였다”면서도 “방통위의 행정지도 등을 통해 안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번호이동 건수나 판매 장려금 지급 현황 등을 고려하면 연휴 이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채널에서 판매된 전체 스마트폰 대수도 추석 전주 대비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9월 4주 스마트폰 주간 판매량(이통사 직판점 제외)은 28만 4000여 대다. 전주(31만 8000대) 대비 약 11.0%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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