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의 故 김용균 여전해…국세청 여성 직원, 남성보다 승진 40개월 더 걸려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0만 국민동의청원 선포 기자회견'에서 태안화력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아들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한국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여전했다. 정부 예산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지방대생, ‘죽음의 외주화’에 내몰리는 하청업자, 그리고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여성들이 그 당사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문대의 학생 1인당 평균 공교육비는 5791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 불과했다. 심지어 우리나라 초등학생 1인당 공교육비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4년제 일반대학과 비교해서는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대 의원에 따르면 ‘S·K·Y 대학’이라고 불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대한 예산만 전체 고등교육재정의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학의 서열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고등 교육 격차뿐 아니라 삶의 질 격차 역시 심각하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국수력원자력의 협력사 직원 중 사망이 14명에 이르고, 부상자도 한수원 직원에 비해 10배나 많은 등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히 심각했다. 또한 화력발전소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가 몸이 끼어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이 사망 사건 이후 발전 5개사에서 2인 1조를 위해 307명의 추가인력을 투입했지만 그중 정규직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유리 천장’도 여전했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공공기관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15년 15.9%에서 2019년 18.8%로 매년 조금씩 증가해왔지만, 여전히 2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주영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에서 승진까지 걸린 기간이 8급에서는 남녀 직원이 평균 3.75개월 차이, 7급에서는 5개월 차이, 그리고 4급에서는 무려 38.4개월이나 차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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