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조롱 넘어 광기” 진 전 교수 저격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최인아 책방에서 열린 경제사회연구원 세미나에서 '한국사회를 말한다 : 이념·세대·문화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4일 자신을 ‘예형’에 비유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이분들이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조정래 작가의 “일본 유학을 갔다 오면 친일파·반역자가 된다”는 발언의 여파로 진 전 교수와 민주당의 설전이 계속되고 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민주당의 부대변인이 예형 얘기한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예형은 중국 고전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로 재능이 뛰어났지만 오만하고 독설이 심했다. 그는 조조, 유표 등 권력자들을 끊임없이 조소하고 비판하다가 결국 황조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는 “(예형에는) 약한 해석과 강한 해석이 있다. 약하게 해석하면 ‘그냥 진중권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밉다’는 얘기일 테고, 강하게 해석하면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아예 목줄을 끊어놓겠다’는 협박의 중의적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약한 해석, 강한 해석) 둘 다일 수도 있다”며 “아무튼 공당에서 일개 네티즌의 페북에까지 논평을 하는 것은 해괴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용은 또 얼마나 천박한가. 자기 페북에나 올릴 법한 글을 버젓이 집권여당의 공식 논평으로 내놓았다”며 “이분들이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이낙연 대표님, 왜 그러셨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원 연석회의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 |
앞서 박진영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내고 진 전 교수를 향해 “조롱이 도를 넘어서 이제는 광기에 이른 듯하다”고 저격했다.
박 부대변인은 “맥락을 읽지 않고 말 한마디를 드러내어 조롱함으로써 존재감을 인정받는 전략은 진중권 씨의 삶의 방식임을 잘 안다”며 “이론도 없고 소신도 없는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예의마저 없으시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조정래 선생의 말씀이 다소 지나쳤다 하더라도, 그런 식의 비아냥이 국민과 함께 고난의 시대를 일궈 온 원로에게 할 말입니까”라며 “정부와 여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은 제쳐두고라도, 조정래 선생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춰주실 것을 정중히 권한다”라고 제안했다.
박 부대변인은 “최소한의 인격은 남겨두기 바란다”며 “말 한마디 한마디를 언론이 다 받아 써주고, 매일매일 포털의 메인뉴스에 랭킹 되고 하니 살 맛나지요. 신이 나지요. 내 세상 같지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 부대변인은 “과대포장된 진 교수의 함량에 싫증 낼 시기가 멀지 않아 보인다. 그때는 어느 세력의 품으로 둥지를 트겠는가”라며 “품격은 기대하지도 않겠다. 예형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그리하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전날 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박 부대변인의 ‘내 세상 같냐’는 발언에 “아니, 너희 세상 같다” ‘살맛 나냐’는 말에는 “지금 대한민국에서 너희들 빼고 살맛 나는 사람이 있나. 하나도 없다”고 쓴 음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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