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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재의 현장에서] 민주당의 뜬금없는 ‘카드뉴스’ 열풍, 왜?

어느덧 중반에 접어든 21대 첫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보좌진 사이 화두는 정책이 아니라 ‘카드뉴스’다. 이유는 단순하다. 갑작스러운 당내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기준 변경 공지’ 때문이다.

해마다 국정감사 종료 후 상임위별로 2명씩 우수의원을 선정하던 민주당은 그동안 정책자료집·보도자료·언론보도 등을 기준삼아 왔다. 그러나 국감 하루 전인 지난 7일 이를 완전히 바꿨다. ‘언론보도’ 항목을 없애고 질의서·보도자료·정책자료집·온라인 정책활동·카드뉴스 5개로 개편했다.

민주당 보좌진에게 받은 해당 내용의 예시로 유튜브·블로그·페이스북·트위터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이 포함됐다. 또 새로 추가된 카드뉴스 항목에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게재가 예시로 쓰여 있었다. 이 때문에 보좌진 사이에서는 ‘다 같이 카드뉴스 만들어야 하나?’라는 웃지 못할 농담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보좌진 사이에서는 변경 사유·시점·기준 모두 이해가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한 보좌진은 “왜 하필 국정감사 시작 전날 기준을 바꾸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기준을 바꿀 것이라면 최소한 두 달 전에는 공지했어야 한다. 이미 약속해둔 자료가 한두 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다른 보좌진 역시 “이미 지나간 내용을 SNS 자료로 소위 ‘재탕’해야 한다니 기가 차다”며 “국정 전반에 대한 분석이나 정책 제안을 고민하기도 바쁜 시기에 민주당이 나서서 실험을 하고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물론 이전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기준에도 논란이 없었던 건 아니다. 보좌진 사이에서는 단순히 기사 수로 점수를 매기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암암리에 인터넷기사는 점수가 낮고 신문지면기사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관계자는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기준 변경에서 가장 중요해진 평가 기준은 제도개선 및 정책제안 사항”이라며 “이제는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를 하게 됐다. 더 공정하게 바뀐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의 평가기준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수용해 변경했다는 것이다.

괴로운 건 보좌진이다. 그들에게 국감은 1년 농사의 결실을 거두는 시기다. 보좌진에게 자신이 속한 의원이 우수의원으로 선정되는 것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기회다. 정책적 역량을 뽐낸 가장 우수했던 의원의 보좌진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자리 보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민주당의 내부 정책은 최대한 보좌진의 역량을 발휘할 기준을 제시하기는커녕 의욕을 꺾기만 한 결과를 불렀다.

300명에 달하는 국회의원을 대부분 ‘팔로’하는 기자의 SNS에 유독 이날따라 카드뉴스가 많이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일까. 보좌진의 국정감사는 실험이 가능한 리허설이 아니라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현실 무대다. 민주당이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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