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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전기 뺀 ‘아이폰12’ 진짜 속내는? ‘궁금증’ 증폭 [IT선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결국 무선 충전기 장사?”

애플이 아이폰12 패키지에서 충전기 어댑터와 유선 이어폰(이어팟)을 제외했다. 대신 ‘맥세이프(MacSafe) 충전기’라는 이름이 붙은 무선 충전기 2종을 공개했다.

애플은 “전 세계에 20억 개가 넘는 애플 전원 어댑터가 있다”며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결정이라 밝혔다. 환경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4년 전 3.5㎜ 이어폰 단자를 없앤 전략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이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무선 이어폰 ‘에어팟’ 판매에 나선 것처럼, 조만간 충전 단자를 없애고 ‘무선 충전기’ 판매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애플, ‘단자 없는’ 아이폰 개발 중”

맥 세이프 충전기 작동 방식[애플 공식 유튜브 출처]

애플은 지난 14일(미국 현지 시간) ‘아이폰12’를 공개 행사에서 ‘맥세이프(MagSafe)’ 기능과 함께 ‘맥세이프 충전기’를 소개했다. 아이폰12 내부 무선 충전 코일 주변에 ‘자석’을 배치해, 맥세이프 충전기가 철썩 달라붙게 한 게 특징이다.

아이폰12를 충전할 수 있는 ‘맥세이프 충전기(5만 5000원)’와 아이폰12와 애플 워치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맥세이프 충전기 듀오’ 2가지다.

기존 무선 충전기는 기기와 충전기가 떨어지면 충전이 되지 않았다. 기기가 놓이는 위치에 따라 충전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맥 세이프는 이를 보완했다. 아이폰12를 충전기 위에 아무렇게나 두어도 알아서 최적의 위치를 찾아가기 때문. 무선 충전을 하며 아이폰12를 사용하기도 한층 편해졌다.

맥 세이프 듀오 [애플코리아 제공]
아이폰12 내부 충전 코일 구조. 자석과 센서를 통해 맥 세이프 충전기가 아이폰12에 부착되도록 했다. [애플 공식 유튜브 출처]

하지만 단순히 무선 충전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게 아니라, 향후 충전 단자를 없애고 본격적인 무선 충전기 시장에 나서기 위함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IT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맥세이프 기능은 향후 모든 기기가 애플의 무선 충전기를 중심적으로 사용하도록 길을 닦는 것”이라며 “애플이 단자 없는(Portless) 아이폰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돈다”고 지적했다.

밍치궈 대만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 유명 IT팁스터(정보 유출자) 존 프로서 등은 “애플이 2021년에 충전 단자를 완전히 없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올해 아이폰SE, 아이폰12 미니 등 개발 소식과 출시 일정을 정확히 맞춘 바 있다.

‘14조 효자’ 거듭 난 에어팟…‘맥세이프’는 제2의 에어팟?
애플 에어팟 1세대

애플이 충전 단자를 없애고 무선 충전기 시장에 나서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전적’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3.5㎜ 이어폰 단자를 없애고, 대신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출시한 바 있다.

애플은 지난 2016년 이어폰 단자가 사라진 ‘아이폰7’ 시리즈와 함께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공개했다. 당시 애플이 이어폰 단자를 없앤 것을 두고, 무선 이어폰을 팔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159달러(한국 출고가 21만 9000원)의 고가 이어폰을 팔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무색하게 에어팟은 매우 잘 팔렸다. 전체 무선 이어폰 시장을 급성장시키며, 애플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 5870만대를 출하하며, 전체 점유율의 54.4%를 차지했다. 예상 매출액은 120억달러, 약 13조 9000억원 가량이다.

맥 세이프 충전기 [애플 홈페이지 출처]

애플이 충전기 케이블을 패키지에서 제외하며, 맥세이프 충전기를 내놓은 것 또한 이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아이폰이 국제 표준인 치(Qi) 무선 충전기에서 최대 7.5W의 충전 속도를 지원하는 것과 달리, 맥세이프 충전기에서는 15W까지 지원하는 것도 문제다. 아이폰12 사용자가 다른 무선 충전기가 아닌, 맥세이프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애플은 2017년 뉴질랜드 무선충전기 회사 ‘파워바이프록시(PowervyProxi)’를 인수하기도 했다.

애플은 에어팟 출시 2년 전인 2014년에도 헤드폰 제조사이자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비츠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다. 당시 애플은 ‘애플뮤직’ 등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이에 더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했다.

한편, 애플이 에어팟을 처음 출시했던 2016년 100만대 규모에 그쳤던 무선이어폰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는 중이다. SA에 따르면 2017년 1500만대, 2018년 3500만대에 이어 지난해에는 1억 700만대까지 커졌다. SA는 무선 이어폰 시장이 2024년 12억대 규모까지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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