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뤄지는 19일 당일 "이제는 좀 놓아주면 안되겠느냐"며 국감을 거부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국회는 ‘국정’ 감사 권한이 있을 뿐 지방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해서는 감사권한이 없다. 법에도 감사범위를 국가위임사무와 국가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에 한정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는 법을 만드는 곳이니 법을 지키는 것도 솔선수범해야 하고 스스로 만든 법이니 더 잘 지켜야 한다"며 "권한도 없이 독립된 자치지방정부의 자치사무, 심지어 소속 시군구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까지 감사자료로 요구한다. 시할머니가 며느리 부엌살림 간섭도 모자라 며느리에게 손자며느리 부엌조사까지 요구하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이 지사는 "며칠째 경기도 공무원들은 물론 시군 공무원들까지 요구자료 수천건을 준비하느라 잠도 못자고 있다"며 "질의사항도 일찍 주는 경우가 거의 없고 전날 밤에야 주거나 심지어 안 주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답변정리나 예상질의 답변서 만드느라 밤새는 것이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공무원이 순직할 만큼 돼지열병으로 지금도 고생하고, 코로나19대응으로 파김치가 되어버린 우리 공무원들이 오늘 내일 밤 무슨 일 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마치 계곡불법점거처럼 수십년 간 위법임을 알면서도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가 반복되어왔으니, 이 점을 알면서도 유별나 보일까봐 그대로 수용해 왔습니다만 내년부터는 너무너무 힘들어 하는 우리 공무원들 보호도 할 겸, 법과 원칙이 준수되는 원칙적이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자치사무에 대한 국정감사(자료요구와 질의응답) 사양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다"고 했다.
또 "헌법재판소는 국정감사기관인 국회의 ‘자치정부의 자치사무’에 대한 법적근거 없는 ‘국정감사’에 대해 어떤 판단을 할 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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