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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고하면 험한꼴!” 협박…‘첩보전’된 휴대폰 시장 [IT선빵!]
[원본출처: 123rf]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 스마트폰 교체를 계획 중인 A씨는 최근 더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광고를 보고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판매 장소인 이른바 '좌표'를 받기 위해서다.

하지만 판매자에게서 돌아온 문자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혹시라도 폰파라치(이동전화 불공정행위 신고자)라면 험한꼴을 보고 돌아갈 것"이라며 협박성 문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도 수차례 옮겨가며 판매점 위치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폰파라치면 각오하고 와야할 것"이라며 거듭 경고 문자만 받았다. 조금이라도 싼 값에 스마트폰을 구매해보려던 A씨는 결국 해당 판매점을 통한 구매를 포기했다.

통신업계 불법 보조금이 갈수록 '음지'를 파고들고 있다. 단속, 적발을 피해 장소를 바꿔가며 안내하는 등 소비자와 첩보전을 방불케하는 행태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보조금 입 밖에 내지마!"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는 일부 판매점들과 이를 적발하려는 폰파라치의 '눈치싸움'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신도림, 용산 등 판매점이 밀집해있는 이른바 스마트폰 판매 '성지'에서는 불법 보조금 금액을 종이에 쓰거나 숫자를 계산기에 찍어 안내하는 것이 '룰(규칙)'이다. 혹여나 손님으로 가장한 폰파라치의 녹음 증거를 피하기 위한 꼼수다.

한 판매점 관계자는 "절대 입 밖으로 불법 보조금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고 금액도 말하지 않는다"며 "손님인지, 단속반인지 우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올해 이동통신3사가 '5G 불법 보조금 대란'으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정부 단속에 더욱 민감해진 분위기다. 앞서 이통3사는 5세대(5G)통신 상용화 직후부터 불법 보조금 '출혈 경쟁'을 일으키면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512억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은 바 있다.

스마트폰 판매점이 밀집해 있는 유통 상가 [헤럴드경제DB]
애플 아이폰12 [애플코리아 홈페이지]

▶아이폰12 5G 출시 앞두고 폭풍전야!

하반기 최대 특수인 애플 아이폰 신작 출시를 앞두고 유통업계는 또 한번 불법 보조금 '폭풍전야' 분위기다.

아이폰12는 애플이 최초로 5G로 내놓는 제품이다. 5G 가입 유치 경쟁과 더불어 경쟁작인 삼성, LG 제품의 재고 '밀어내기'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에서는 지난 주말 삼성 '갤럭시노트20', '갤럭시S20', '갤럭시Z 플립' 등의 신작을 불법 보조금 지원을 받아 구매했다는 지원금 '대란' 사례가 지속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손질을 앞두고 시장 혼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불법 보조금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미 정부는 단통법 개정에 착수한 상태다. 단통법 개정안은 현재 공시지원금의 15%인 추가 지원금을 상향하거나 지원금의 출처를 통신사, 제조사로 분리해 고지하는 '분리공시제' 도입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개정 과정부터, 개정된 단통법이 자리잡기까지 업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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