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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싸이월드 임원 양심고백 "3000만 이용자 데이터를 볼모로 잡고 있다. 죄책감 커" [IT선빵!]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투자 유치를 위해 3000만명 싸이월드 가입자 데이터를 볼모로 잡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자료를 백업 할 수 있는데도, 못하게 하고 있는 겁니다. 대표가 구속 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구속되면 데이터 복구 길이 완전히 막힙니다. 골든타임을 놓칠까 걱정돼 죄책감 때문에 나서게 됐습니다”

싸이월드의 전 임원이 헤럴드경제를 찾아 ‘양심고백’을 했다. 그는 헤럴드경제와 단독 인터뷰에서 "싸이월드 데이터 백업 방법이 있지만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이를 막고 있다"며 "이용자들이 피해를 받을수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조치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 임원 A씨는 싸이월드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한 후 데이터 서버 이관 작업에 참여한 핵심 인물이다. 2017년 초까지 싸이월드에 근무하며 등기이사까지 역임했다. 싸이월드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싸이월드는 지난 5월 26일자로 국세청 홈페이지에 사업자등록 상태가 '폐업'으로 표시돼 있다. 세금 미납으로 국세청이 직권으로 폐업했다. 여기에 전 대표가 직원 임금 체불 문제로 소송까지 얽히면서, 이용자들은 사실상 정상적인 데이터 접근이 불가한 상태다.

전 대표가 구속돼 싸이월드가 완전히 문을 닫을 경우, 이용자들은 사진 등 자신의 추억이 깃든 모든 자료를 그냥 날려야 할 판이다. 이로 인해 자료 백업을 요청하는 이용자들도 쇄도 하고 있다. 현재 이용자들의 데이터 백업은 불가능한 상태다.

▶ “이용자 피해 싸이월드, 자료 백업 가능하다!”

A씨는 무엇보다 “의지만 있다면 현재 기술적으로 이용자들의 데이터 백업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재 싸이월드에서 제공되고 있는 '싸이북' 서비스가 사실상 싸이월드 백업센터의 전신이라는 것이다. 싸이북은 싸이월드 내에 있는 사진, 댓글 등의 데이터를 시간순으로 불러와 PDF나 책으로 출력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는 "싸이북은 서비스 설계부터 백업 센터와 유사하게 만든 것"이라며 "백업 센터로도 쓸 수 있어, 기술적으로 데이터 백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특히 싸이월드의 부채와 백업센터 운영을 분리해 접근한다면 데이터 백업 비용 문제도 쉽게 해결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싸이월드를 살리는 개념이 아니라 백업센터 운영 정도의 비용만 산정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백업 센터를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 “대표가 3000만 이용자 데이터를 볼모로 잡고 있다”

A씨는 데이터 백업을 막는 것은 대표라고 말했다. 대표가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이용자 데이터 백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싸이북을 통해 데이터 백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대표도 잘 알고 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며 "데이터로 이용자를 묶어두고 투자 유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싸이월드 전 직원을 비롯해 다른 기업에서도 백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견도 전달했지만 대표가 이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업계 관계자가 백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를 대표 측근에게 전달했지만 몇십억원을 지불하면 전권을 아예 위임해 주겠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한다"며 "전 대표는 이용자 피해에는 관심이 없다. 투자 유치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 전 직원들을 비롯해 일부 기업이 데이터 백업에 힘을 보탤 의사를 가지고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나를 포함한 싸이월드 전 직원들은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 데이터 백업에 도움을 줄 의사가 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 기업은 백업 시 일정 수준의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가진 곳도 있다. 하지만 대표에게 막혀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골든타임 놓칠까 우려… 죄책감 커”

현재 이용자들의 데이터 백업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전 대표다. 직원들과 관계사들은 데이터 접근 권한이 없기 때문에 대표가 백업 권한을 위임하거나 적극적으로 백업 실행에 나서야 한다.

특히 임금 체불로 기소된 전 대표가 구속될 경우 백업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크다. 전 대표는 오는 22일 추가 공판을 앞두고 있다.

A씨는 "SK컴즈의 경우 싸이월드로부터 IDC 운영 비용을 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채무관계가 있는 SK컴즈가 접근 권한을 행사하거나, 싸이북을 함께 운영한 협력사가 접근 권한을 행사 할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싸이월드 전 직원으로 지금 상황에 죄책감이 크다"며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볼모로 하는 대표의 행태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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