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 통과보다 ‘협상카드용’ 지적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맞서 ‘맞불’ 법안전쟁에 들어갔다.
여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압박에 대응해 ‘독자 법안’을 내는가 하면, 라임·옵티머스 특별검사 도입 법안을 발의하며 역공에 나섰다.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하는 소득세법부터 부동산 관련법 등 정부·여당 추진 법안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반대 법안 발의를 속속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22일 라임·옵티머스 사건 전반을 수사할 특검 법안을 발의했다. 대표 발의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맡았다. 사실상 당론 법안이다.
특검팀 규모는 과거 ‘최순실 특검’의 1.5배인 ‘매머드급’ 구성을 제안했다. 파견검사·공무원을 각각 30·60명 이내로 하고 대통령이 특검보를 4명, 특검이 수사관을 60명 이내로 각각 임명하자는 것이다. 특검 유지 기간은 특검 임명 후 준비기간 20일, 이후 수사기간 70일 이내로 설정했다.
지난 21일에는 유상범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공수처 검사의 기소권을 삭제하고, 수사 대상에서 직무 관련 범죄를 제외하는 등 이른바 ‘독소조항’을 뺀 국민의힘 독자 법안이다.
또, 지난 20일에는 국민의힘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히는 추경호 의원이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기존 10억원으로 유지하고 가족합산 조항을 페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21년 4월부터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추는 기획재정부 방안에 대한 반대 법안이다.
논란이 거센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대응 법안을 내놨다. 김은혜 의원은 지난달 매매계약을 체결한 주택 매수자가 실거주할 경우 기존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7월 민주당이 강행 통과시킨 임대차법의 문제점을 보완한 것이다.
다만, 한계는 뚜렷하다. 압도적 174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법안 통과를 밀어붙일 경우 속수무책이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 7월 부동산 입법 강행 당시 야당의 병합심사 요청을 무시하고 임대차3법 등을 통과시켰다. 통상 유사 법안은 소위원회 등에서 병합심사한다.
때문에 국민의힘이 발의한 맞불 법안들은 실질적인 통과보다는 ‘협상카드’로서 의미를 갖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국민의힘이 독자 법안을 내더라도 단독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민주당 법안들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협상 과정에서 논의테이블에 가져가는 용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윤희·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