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청년주택 1300가구 추진
區 “초고밀 공동주택 건립 반대”
주민들도 집단행동·릴레이 시위
태·강릉 세계문화유산 박탈 우려
서울 노원구 중계동 홈플러스. |
서울 노원구에서 태릉골프장(이하 태릉CC) 부지 1만 가구 택지개발에 이어 초고층 역세권 청년주택 약 1300가구가 추진되면서 또 다른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태릉CC를 주택단지로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주민 항의가 갈수록 거세게 이어지는 가운데 상업용지 대형마트 자리에 마트를 허물고 고밀도 청년주택 건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유네스코에 태릉CC 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의 시민단체 서한이 전달됐고, 유네스코가 곧 이에 대한 답을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홈플러스 부지에 초고층 임대주택 추진…지상 37층, 총 1294가구 고밀 개발=23일 서울시와 노원구 등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중계동 홈플러스 부지에 초고층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이 논의 중이다. 현재 영업 중인 홈플러스 중계점을 허물고 지하 5층~지상 37층, 총 8365㎡ 규모에 1294가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 부동산개발업체가 서울시에 해당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고 사업계획 승인 전 관계부서 협의 단계에 있다. 이 업체는 홈플러스 측에도 부지 매각을 제안했다.
사업이 아직 승인된 것은 아니지만 교육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사업 추진 사실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초고층 공동주택이 들어서면 일조권 및 조망권 피해, 주차 문제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원구는 주민 동의 과정 없이 이달 초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면서 서울시에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노원구 측은 “노원구는 인구 고밀도 지역으로 초고밀 공동주택 건립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노원구을) 의원도 최근 지역 주민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인근 주민의 주거 환경은 고려하지 않고 개발해서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인 것 같아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태릉골프장 개발하면 태·강릉 세계문화유산 박탈”…유네스코의 결정은?=정부는 태릉CC의 주택단지 조성 사업이 주민들과 잘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릴레이 시위 등으로 태릉CC 사업 중단을 위한 집단행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노원구는 자체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교통성 검토 용역을 발주해 정부 개발 계획에 대응하고 있다.
태릉CC 개발을 강행할 경우 조선왕릉인 태·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박탈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단체는 최근 유네스코에 태릉CC 개발을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고, 유네스코는 조만간 이에 대한 답을 내놓을 예정이다. 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