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문자, 올해 3만4684건…작년보다 51.2배↑
코로나 84.4%…심야·새벽 송출지양 지침 제시
[연합] |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심야, 새벽시간대에 시도 때도 없이 울리던 재난문자가 사라지게 됐다. 과도한 재난문자 ‘폭탄’이 국민 피로도를 높인다는 국정감사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재난문자 방송 과다송출, 심야송출 문제에 대해 연내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세부적인 지침을 보완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행안부는 올해 말까지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에 송출 금지사항을 명시하는 조문을 신설한다. 예컨대 ▷재난상황과 관련없는 정책홍보 사항 ▷심야시간에 긴급히 알릴 필요가 없는 사항 ▷중앙부처 송출과 같거나 유사한 사항 등의 재난문자 송출을 금지하는 식이다.
특히, 올해 송출 건수가 급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문자와 관련해서는 시간대별, 내용별 송출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에 따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7시까지 송출을 지양하게 된다. 확진자 미발생, 예방수칙, 기관 조치사항 등도 송출하지 않는다.
기존에는 감염병의 경우 한파·강풍·풍랑·건조·폭염·황사·미세먼지 등과 달리 재난문자 송출 시간대를 제한하지 않았다.
또, 11월 중에는 국민에게 결과가 공개되는 ‘재난관리평가’ 항목에 재난문자 송출 적정성 지표를 신설해 지자체의 책임성 강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해당 평가는 내년 1~2월에 시행할 계획이다. 당장 이달부터는 지자체의 재난문자 송출 모니터링하고 담당 부서장 및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정례화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 |
올해 들어 9월말까지 발송된 재난문자는 3만4684건으로, 지난해보다 51.2배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사항이 2만9303건으로 84.4%를 차지했다.
앞서 박 의원은 행안부 국정감사에서 하루 평균 126건, 하루 최다 782건의 무차별 재난문자 발송으로 국민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9월3일의 경우 총 395건의 재난문자 중 51건이 새벽시간(자정~오전6시)에 발송됐다며 심야·새벽시간대 문자 발송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코로나19 관련 송출 증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으나 중복송출, 단순안내, 기관홍보성 내용 등 불필요·부적절한 송출 사례도 존재했다”며 “올해 심야시간대(자정~오전 6시) 코로나19 관련 송출 49건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심야시간대 송출 지양 방침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라고 인정했다.
박수영 의원은 “국정감사 본연의 취지인 정부정책을 감시하고 국민 삶에 도움이 드리는 일에 작지만 기여를 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정책국감을 통해 국민 불편을 덜어드리고, 정부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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