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이라고 써진 서신을 넣은 서류봉투를 전달했다. [연합]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단히 무시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도 답답해서 대통령께 만나보자 요청을 하려고 한다”고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 정무수석을 접견한 자리에서 ‘다시 대통령에게 드리는 10가지 질문’을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지난 7월 16일 대통령 국회 개원연설을 앞두고 문 대통령에게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 부동산 대책 논란 등 10가지 현안에 대한 입장을 공개 질의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답을 듣지 못한 상태다.

이날 최 수석은 “원내대표가 주신 말씀이 서로 질의응답 하듯 얘기할 수 있는 수위가 아니다”며 “(직접 대통령과) 말씀을 나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면으로 오갈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저희들은 대통령을 만날 기회도 드물고 야당의 질의라는 것이 비판을 담은 거니까 받는 쪽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도 있겠지만, 현실정치라는 것이 갈등을 극복하고 의견을 좁혀나가는 것”이라며 “옛날 같으면 언론에 그냥 공개했겠지만, 청와대에 편지도 미리 전달드리고 저희로서는 최대한 예의를 갖췄다”고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협치의 상설화를 말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일방통행을 강요하는 장치에 불과하지 마음을 열고 야당의 말을 듣는 회의체가 아니란 걸 여러차례 확인했다”며 “이런 거면 만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많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답변을 약속했는데 100일이 지나도 답이 없다”며 “대통령 시정연설, 지금으로선 어렵다는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나왔다”고 압박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조만간 2021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시정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 및 여야 대표단들과 환담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로 전달한 10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이번에 오신다고 해서 또 질의를 준비했다. 월성 1호기 폐쇄, 추미애 법무장관 문제, 라임·옵티머스 특검, 북핵 확산 저지와 레드라인을 넘은데 대한 대통령의 입장, 낙하산 인사,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문제 등에 대해 질의했다”며 “어떤 방식이든 대통령의 답변이 있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당이나 상당수 국민이 느끼기엔 너무 (대통령의) 불통이 심하다”며 “대통령을 품위있게 모시는 것도 좋지만, 대통령은 가장 많은 국민이 사랑할 때 품위가 나오는 거지 고고하게 옛날 왕조시대처럼 구중궁궐에 계신다고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