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넘을수록 ‘전세부족’ 서울은 195.2 달해
전세 거래도 592주만에 최저
수급불균형 내년에도 이어지며 전셋값 상승 나타날 듯
10월 셋째주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악의 ‘전세부족’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지수는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전세시장 수급불균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 |
[헤럴드경제=박일한·성연진 기자] 전국에서 지난 한 주가 역대 ‘전세부족’이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매물이 말라버리면서 서울에선 전세 거래가 592주 만에 가장 적었다.
27일 KB국민은행의 주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10월 셋째주 전국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91.9로 2003년부터 시작된 관련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0부터 200 범위인 이 지수는 100을 초과할 수록 ‘공급부족’을 의미한다. 전국 단위의 전세 대란이 숫자로 입증된 셈이다.
이 숫자는 서울에선 더 극대화됐다. 서울지역의 전세수급지수는 195.2, 특히 강남 11개구는 196.5를 기록하며 사실상 ‘전세 공급 절대 부족’ 상태임을 드러냈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2013년 9월 첫주(196.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거래도 급락했다. KB서울아파트전세거래지수는 지난주 8.6으로 2009년 1월 첫째주 이후 최저치에 머물렀다. 해당 지수 역시 0~200 범위로, 100을 기준으로 숫자가 클수록 거래가 활발하다. 10 이하는 사실상 ‘거래 멈춤’ 수준이다.
전세 시장이 이처럼 얼어붙은 이유로 시장 관계자들은 7월 말부터 갑자기 시행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꼽는다. 정부는 꾸준히 유주택자의 실거주 규제를 늘려왔는데, 동시에 모든 임대차주택을 대상으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수요의 주거안정성을 도모하면서 심각한 수급불균형을 불러온 것이다. 실제 전세수급과 전세거래지수 모두, 임대차법 시행 전후로 숫자가 달라졌다.
전국 및 서울의 전세수급은 7월말과 8월초에 180선으로 올라섰고,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되면서 190을 넘겼다. 임대차법 시행 직전인 7월 27일 기준 33.9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지수도 8월 말 20 아래로 떨어진 뒤, 지난주에는 급감했다.
공급이 줄고 매물 찾기가 어려워지면, 값이 오르는 게 순서다. 실제 시장에선 전셋값 급등과 월세로의 전환이 증가세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전세시장 수급 문제로 인한 전셋값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연구원은 “높아진 주택구입 부담과 청약 참여를 위한 대기수요 증가 등으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 것”이라며 “반면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2021년 사실상 입주 공백기이기 때문에 공급은 크게 줄어 내년에도 전셋값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내년 입주물량은 전국 26만6000세대로, 올해 대비 27%가 준다.
한편 앞서 26일 KB국민은행은 매매와 전세거래지수를 10월 셋째주부터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가, 몇 시간만에 번복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올 들어 민간통계(KB국민은행)과 국가통계(한국감정원) 간의 차이가 부각되면서, 관심이 쏠리던 터라 파장은 더욱 컸다. 게다가 당초 밝히지 않기로 했다가 다시 발표한 숫자는 11년래 가장 큰 폭의 전세거래감소를 나타내면서 더욱 논란이 될 전망이다.
yjsung@heraldcorp.com